화순천 꽃강길, 수중 음악분수대에 대한 퇴적물 준설 작업 본격화

지난해 12월 이어 7개월 만에 또 다시 준설의 운명
깊이 4m 내부 7~8할 모래, 흙탕물 등 퇴적물 잠식

당분간 운영 중단 ... 매년 분수대 퇴적물 준설할 판
복구예산 낭비, 냇가 수중 분수대 존폐 논란 불보듯


[프레스존] 지난 16일과 17일 집중호우로 지방하천인 화순천의 물속에 잠겨 유실된 채 정상 가동이 불가능한 화순꽃강길 음악분수대에 대한 준설 작업이 7일 만에 대대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이번 준설은 55억여 원을 들여 음악분수대 시설을 준공한 지 8개월여 만인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준설 한 이후 또다시 7개월 뒤 2차 준설을 하게 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갈수록 기후온난화, 돌발성 폭우가 빈발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냇가 한 가운데 설치된 음악분수대는 해마다 퇴적물을 걷어내야 할 처지임이 확연해졌다.

이로 인해 화순 군정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조차 꽃강길 분수대 운영을 지속해야 할지, 분수대 시설물을 언제까지 존치해야 할지를 놓고서도 예산 낭비, 존폐 시비가 붙을 게 뻔하다.

분수대 내부 지하 1층을 덮고 있는 퇴적물

전라남도 화순군은 23일 오전 8시 반부터 민간업체를 투입해 자갈밭으로 변한 꽃강길과 곳곳이 유실된 화순천 고수부지 꽃밭, 음악분수대 시설물을 복구와 함께 정상화를 서두르고 있다.

앞서 집중호우가 완전히 멈춘 지난 22일 화순군 시설관리사업소 현장팀은 음악분수대 시설업체 P사와 합동으로 꽃강길 분수대 시설의 훼손이나 유실 여부를 확인하고 준설과 복구작업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이어 23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민간 건설업체들의 포크레인, 살수차, 준설차 등 중장비 차량 10여대를 동원해 준설과 물빼기를 진행하고 있다.

집중호우가 없었던 지난해 12월 첫 음악분수대 준설을 7일 동안 진행한 경험에 비춰 보면 이번 폭우로 퇴적물이 쌓인 분수대 시설 정상화엔 두 배 이상 기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준설업체 관계자는 내다봤다.

살수차를 동원해 분수대에 잠긴 물을 빼는 작업 장면

현장 작업을 진두 지휘한 화순 관내 업체의 관계자는 “분수대 내부의 7~8할 정도가 현재 퇴적물과 흙탕물로 채워진 상태여서 하부층까지 확인도 못했는데 작업이 언제까지 진행될지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비가 별로 내리지 않은 지난해 첫 준설 공사에 참여한 작업자의 말을 빌리자면 그 때보다 엄청난 비로 퇴적물이 훨씬 많이 쌓인 이번 작업은 7일보단 더 소요될 게 분명하다”고 내다봤다.

본지의 취재 과정에서 화순군 시설물 관리팀의 한 관계자는 “전날 음악분수대 상태를 점검했더나 노즐이나 기계적 훼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안도했다.

다만, “깊이 4m에 달한 분수대 내부엔 모래와 흙탕물로 거의 채워진 상태로 드러나, 이 작업을 완전히 끝낸 뒤에라야 정상가동이 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분수대 내부에 들어가 퇴적물 확인과 더불어 물빼기 작업을 벌이는 민간업체 종사자

23일 하루 작업은 분수대 내부 1층, 2층 가운데 1층 2.5m 에만 국한해 작업이 진행 중이며 2층 1.5m에 대해선 엄두조차 못 낼 상황이다.

더욱이 분수대 내부 안쪽 분수 흡입부에도 토사 등 퇴적물이 쌓여 공기를 넣거 분수를 뿜어낼 수 없는 상태라고 시설팀 관게자는 설명했다.

앞서, 화순의 명품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재촉했던 꽃강길과 음악분수대 버스킹 공연 현장은 시간당 50mm, 하루 300mm 안팎의 폭우로 자갈밭, 흙탕길로 초토화 됐다.

이 현장을 목도한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빨강 노랑 형형색색의 꽃강길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채 돌멩이, 쓰레기로 채워진 자갈밭 그 자체로 변함에 따라 졸지에 무용지물이 돼버렸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