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시안적 관점보다 거시적 관점으로 광주전남 미래상 대비를
[프레스존] 인구 감소가 촉발하는 지방 소멸이라는 미증유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광주시와 전남도가 하나가 돼야 함에도 불구, 두 곳 모두 이를 실행하려는 의지나 동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과 충남이 올 12월 5일 두 단체의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어떠냐는 취지로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과는 달리, 광주시나 전남도에선 시기상조라는 반응이 뚜렷하다.
이 사안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공교롭게도 23일 오전 10시3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각각 시작한 송년 및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행정통합을 바라보는 시각과 판단의 단면을 보여줬다.
강기정 시장은 이날 송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정부의 5극3특 전략에 맞추어 더 큰 광주전남을 만들어가겠다"면서도 광주전남특별광역연합 추진에만 한정하는 듯한 포즈를 취했다.
지난 8월 연합체의 추진을 선포한 이후 광주나주광역철도 노선 합의, 인공태양 연구시설 1순위 나주 선정, 통합공향 무안 이전 합의를 성과로 제시했다.
강 시장은 이 점을 고려, 광주전남특별광역연합 출범은 동반성장의 실질적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앞으로는 교통, 산업, 에너지, 환경을 함께 설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광주와 전남의 행정통합에 새로운 방향도 없고 구체적 언급도 자제했다. 그 대신, 궁극적으로 광주전남행정통합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선에 멈춰섰다.
내년 특별광역연합체를 단숨에 뛰어넘어 행정통합을 구체화하는 대전충남과 달랐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지난 12월 5일 충남 타운홀 미팅에서 대통령의 언급이후 지방시대시원회 업무보고, 국무회의 간담회, 여당 국회의원 오찬 회동을 거침없이 진행했다.
현 시점에서 두 단체는 행정통합에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별법을 마련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하나의 통합시로서 새로운 단체장을 뽑겠다는 게 목표라고 전해진다.
행정통합이 전국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비슷한 처지에 놓인 광주와 전남에서 이를 별론으로 치는 건, 너무 단견이며 시대상을 거슬리는 게 아닌가라는 비판에 직면할 일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강 시장보다 30분 늦게 시작한 송년 기자회견에서 "이제 전남의 울타리를 넘어, 호남의 미래를 결정지을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 첫 단추는 바로 광주전남특별광역연합이라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 출범할 광역연합은 1986년 두 개의 광역단체인 광주시와 전남도로 나뉜 40년의 행정경계를 허물고 다시 하나가 될 호남을 향한 징검다리가 되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영록 지사는 "이 다리를 따라 상생의 폭을 넓히고 경제산업 전반에서 공동체의 저력을 착실히 키워내겠다"고 의지를 내보였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대한 구상이나 의지 표현은 거기까지였다. 강기정 시장처럼 똑같이, 더 나아가지 않았다. 다만, 행정통합의 전제 조건에 대해 한두 가지를 언급했을 뿐이다.
연합체의 저력을 키우는 것에 더해, 흔들리지 않는 민주주의 선진국가, 우리의 미래를 더욱 튼튼하게 지탱할 '원 포인트' 개헌이 반드시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점을 적시했다.
이를 위해선, 오월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지방분권 국가를 헌법에 천명해 진정한 국민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김영록 지사는 더 보태서, 세 가지 전제조건을 붙이기도 했다. 제대로 된 예산과 권한을 가진, 진정한 지방자치의 틀이 마련된 순간이 바로 그것.
지방 관가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이 전제조건이 충족되는 순간 광주전남 행정통합의 길로 즉시 나아갈 것이라고 바리케이드를 치는 모양새를 보였다"는 해석을 낳았다.
다만, 김영록 지사는 과거 이용섭 광주시장 시절 행정통합 시도에 대해 언급하며, 중앙정부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 당시 광역단체 통합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 등 아무런 준비없는 중앙정부의 태도나 방침에 실망감이 매우 컸다는 경험담까지 끄집어내며 부정적이었다.
광주와 전남이 행정통합을 하면 중앙에서 어떤 지원을 해주느냐는 식의 주문을 했는데 그 쪽에선 추진부터 하라고 그 다음에 지원하겠다는 투의 답만 들었다는 얘기다.
법과 제도가 뒷받침 안된다면, 상향식으로 지자체 차원의 추진은 사실상 어렵고 하향식으로 중앙 추진이 현실성이 앞선다는 취지로 이해한다.
이재명 국민주권정부가 이른바 '5극3특' 체제라는 비장의 카드로, 기존의 수도권 단일 중심축에서 벗어나 전국을 다극화하겠다고 담대한 프로젝트를 제시한 만큼, 그 토대를 마련하는 걸 지켜보겠다는 심산으로도 읽혀진다.
김영록 지사는 앞으로 중앙정부에 행정통합 추진 시 선행되어야 할 예산, 권한, 인센티드, 법적 제도적 장치 등을 건의하겠다는 말로 현 단계의 광역특별연합에 더 무게를 뒀다.
어찌 됐든, 호남의 미래를 좌우할 비전이나 전략을 준비하고 이를 추진할 책무를 쥐고 있는 광주시나 전남도나 마찬가지로 어정쩡하다.
통합과 결단력을 보여할 광역단체의 수장들이 거시적 관점이 아닌 근시적 관점에만 매몰돼 광주전남의 미래가 달린 프로젝트에 대한 준비와 의지가 없다는 한계를 드러낸 꼴이 아닌가 싶다.
과거 하나의 뿌리로서 40년 이전의 '행정통합'의 리더십으로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거둬 지방소멸의 위기에 대응하자는 대의적 명분은 훗날 추진사안으로 미루겠다는 심산에 다름없다.
두 단체장의 기자회견에선 이점이 확인됐을 따름이다.
[프레스존 에디터 / 법학박사]
배병화 기자 news@presszon.kr 배병화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10.06 (화) 10: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