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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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명화동장고분은 잠잠해지고 있던 임나일본설-일본이 백제, 신라, 가야를 지배했다고 지금도 일본 중,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가르치고 있다-에 불을 지피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일본학계가 흥분한 것은 봉분 주위를 따라 놓인 원통형 토기(하니와)였다. 하니와와 닮은 원통형 토기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전방후원분이라는 것과 무덤 주인 또한 일본인이라고 주장했다. 1994년 5월 20일 자 일본 아사히 신문은 “고대 일본 문화가 한반도에 전해졌다는 것을 입증하는 성과”라는 기사를 머리기사로 1면에 내기까지 했다.
전방후원분이라는 용어는 사각형 분구가 앞에, 원형 분구가 뒤에 있는 것으로 보고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직각형 분구를 전방부, 뒤 분구를 후원부로 하여 전방후원분이라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전방후원분을 좀 더 쉽게 이해한다면 우리나라 전통 묘를 생각하면 된다. 앞쪽에 상석이 있고 그 뒤에 봉분이 있는 형태이다. 광주 명화동 고분은 전방후원분이라기보다는 무덤 모양이 우리나라 전통 악기인 장고와 비슷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명화동장고분 아래에서 청동기시대 집터가 발견되어 오래전부터 이 지역에 사람이 살았을 걸로 추측한다. 이 고분은 1994년 국립광주박물관이 발굴 조사하여 형태와 구조를 밝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광주광역시에서는 1995년 지방기념물 제22호로 지정해 관리해오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전방후원분이 한반도에 있다는 사실에 일본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장고형무덤이 전방후원분 원조라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학계는 5세기 영산강 유역에 백제 통치권에서 벗어나 있던 독자적 정치 세력이 있었을 것이다. 그 세력은 주로 교역을 중개하는 왜계 집단이다. 영산강 유역 일대 장고형무덤은 그들이 조성한 무덤이다. 이를 두고 임나일본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주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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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기부터 5세기 많은 백제인이 일본에 진출했다. 오늘날 오사카 중심으로 성장한 야마토정권 중심부에서 세력을 떨쳤다. 오사카와 나라 지역에는 지금도 백제 지명이 그대로 남아 있다. 백제 사찰과 백제 왕을 모시는 신사도 있다. 일본 고분 굴식돌방무덤은 백제 무덤이다. 토기는 대부분 한반도계이고, 백제에서 직수입한 것으로 보이는 기와도 많다. 한반도와 야마토정권 사이 교류를 알 수 있다.
백제 무령왕 널을 만든 나무는 일본산 삼나무인 금송이다. 어찌하여 왜는 백제 왕에게 지역 특산품을 바쳤을까? 일본 전역에서 발견되는 말 관련 유적이 있다. 말 사육 기술은 일본 자생적 기술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건너 온 것이라는 게 일본 학계 정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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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나주시 반남면에는 대형 무덤은 백제 왕보다 더 큰 것도 많다. 매장만을 위해 만든 항아리를 사용한 독무덤도 있다. 백제 왕실에서 사용한 화려한 금동관, 금동신발, 큰 고리칼 등 유물이 나왔다. 규슈 후쿠오카는 영산강 유역과 활발하게 교류해온 곳이다. 영산강 유역 무덤과 닮았다. 유물도 영산강과 관련 있음을 보여준다. 새 발 모양이 찍혀 있는 토기다. 백제 문화가 본격적으로 일본으로 전파되기 이전 영산강 유역 문화가 먼저 건너간 것임을 말해준다. 백제 세력이 본격적으로 지배하기 이전 마한 문화인 것이다. 5세기 백제는 정치, 군사, 경제적인 면에서 위기를 맞았다. 대안 가운데 하나가 영산강 유역을 지배하는 것이다. 하지만 직접 지배권을 갖지는 못했다. 그러기에 영산강 일대에서 마한이 쇠퇴하기까지 독자적인 문화 형태를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마한 관련 답사에서 들었던 생각은 영산강 유역과 한반도 서남부 일대에서 펼쳐질 역사다. 백제와 일본, 백제와 마한, 마한과 일본 관련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 찾기이지 않을까? 끝으로 명칭에서 『일본서기』에 나오는 명칭보다는 우리말 이름으로 불렀으면 한다. 전방후원분이라는 말보다는 장고형무덤이나 장고형고분…….
마한 답사 제1과 제3 코스 답사를 다녀와서, 엄수경(동화작가, 기록사진가)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