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뱃길 따라 마한 해양 실크로드 답사. 전라남도 문화재단 전남문화재연구소, the 베스트 여행사 주관. © 2023년

영산강 유역 마한 역사를 찾아가다


무덤은 시대를 증언한다. 옛 무덤은 고고학과 역사학 연구, 인문학과 문화 예술 분야에서 최고 보물창고다.

영산강 뱃길 따라 “마한 해양 실크로드 답사” 프로그램은 전라남도 문화재단 전남문화제연구소와 the 베스트 여행사 주관으로 이뤄졌다. 6개 코스 프로그램에서 제1코스는 영산강 시원인 담양 용소에서 시작해 장성, 나주, 목포 등 전남 서부권 마한 역사 답사였다. 제3코스는 마한 핵심권이라고 할 수 있는 전남 서남권인 나주, 영암, 해남 등이었다.

영산강을 따라 펼쳐진 평야. 2023년 답사길에 차 안에서 © 2023년

“호남에 가뭄이 들면 전국이 굶어 죽는다!”
기름진 평야에서 생명줄은 물 공급이다. 호남에서 물이란 바로 영산강을 두고 한 말이다. 호남은 곡창지대다. 영산강을 따라 펼쳐진 넓은 평야가 있다.

“국가군저 개고호남 약무호남 시무국가(國家軍儲 皆靠湖南 若無湖南 是無國家)”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이듬해인 1593년, 사헌부 지평 현덕승에게 “국가 군량을 호남에 의지하였으니 만약 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는 뜻으로 편지를 보냈다.

영산강은 3개 큰 물줄기를 품고 있다. 극락강, 황룡강, 지석강이다.
영산강 시원지는 담양군 가마골 용소다. 용소를 찾아가는 길은 원시림을 걷는 듯했다. 생태학습관처럼 다양한 식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조선 초기 가마터가 많이 발견되어 붙여진 지명이 가마골이다.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이 최후까지 저항했던 동굴 터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승과 저승을 가른다는 극락강은 담양 가막골을 출발해 광주광역시에 이르면 무등산 장불재 서편 샘골에서 발원한 광주천과 옛 상무대 뒤편에서 합류한다. 이 지점을 혈포(구멍개)라고 한다.

영산강 시원지 전남 담양군 용면 용연리 가마골 용소, 기우제를 용에게 지냈다고 한다. © 2023년

황룡강 발원지는 장성 입암산이다. 남창계곡을 거쳐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합류해 영산강과 만난다. 장성군 일대에서 벌어진 동학농민혁명군과 관군 전투가 벌어진 황룡촌 마을 서쪽에 황룡강이 흐르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에 관한 기록이 202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나주 금천에 이르면 화순군 이양면 쌍봉사 계곡 천리난골에서 발원한 지석강이 영산강과 만난다. 두 물줄기가 합류하는 곳을 광탄(너뱅이여울)이라 부른다. 드들강 보를 쌓을 때 희생당한 드들이. 지금도 비 오는 날 밤이면 지석강에서는 드들이란 여자아이 울음소리가 드들드들 들린다고 한다.

영산강에 백제시대 아랑사와 아시바라는 젊은이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두 사람 사랑을 시기하여 마을 젊은이들이 낙화암이라 부르는 앙암바위 아래로 떨어뜨려 죽이고 말았다던가? 황토돛대를 타고 가다 보면 절벽에 앙암바위가 보인다. 아랑사와 아비사를 바위에서 찾는다면 사랑이 이뤄진다고 한다.

/마한 답사 제1과 제3 코스 답사를 다녀와서, 엄수경(동화작가, 기록사진가)




【엄수경 작가 약력】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다.
신춘문예 동화 작품이 당선된 이후 작가로 활동 중이다.
글을 쓰며 우리나라 문화 역사를 알아야한다는 생각에 대학원에서 민속학을 공부했다.
동화를 쓰고 기록사진을 남기고 있다.
현재 광주여자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는 <코 없는 벅수> <삼별초, 사라진 왕국을 찾아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