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주민자치회 조례 개정 이대로 좋은가?

인터뷰
나주시 주민자치회 조례 개정 이대로 좋은가?
조진상 전국지방분권협의회장으로부터 듣는다
  • 입력 : 2021. 03.05(금) 19:56
  • 배병화 기자
조진상 동신대 교수(전국지방분권협의회장)
[프레스존]전남 나주시가 최근 개정을 추진 중인 주민자치회 조례를 놓고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지난 달 19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입법 예고 절차가 끝나면 조례 개정이 가시화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거셀 전망이다.

2013년 풀뿌리 주민자치 활성화를 목적으로 시범 도입된 나주시 주민자치회 조례의 핵심은 '공개 추첨'으로 선정하는 위원 선정 방식에 있다.

특히 이번에 나주시가 개정하려는 핵심 조항은 80%까지 임명이 가능하도록 하는 데 있다.

이를 두고 반대하는 측은 주민자치회의 근간을 흔드는 격으로 자치분권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전국지방분권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조진상 동신대 교수로부터 의견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Q. 자치분권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데

A. 행정안전부 산하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원과 국무총리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사무관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현재는 전국지방분권협의회 공동의장, 전남지방분권협의회장,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지방분권특별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지금은 다음달 21일 남악신도시에서 개최되는 전국지방분권협의회 전남회의를 준비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Q. 주민자치회 구성 및 운영의 기본 취지는

A. 주민자치위원회는 1999년 설립했다. 전국 대부분의 주민자치위워회가 설립 취지와는 달리 관변 단체에 머물고 있다.

단체장 선거조직화하는 문제점이 많이 발생한다. 자치위원회에서 하는 일도 꽃길 가꾸기 같은 단편적 활동에 그치는 경우 많다.

반면, 읍면동 수준의 풀뿌리 주민자치 활성화 위해 2013년 주민자치회 첫 도입됐다.

주민자치위원회와 주민자치회, 양자의 가장 큰 차이는 위원 위촉 방법에 달려 있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전원 임명하는 것과 비교해 주민자치회는 일정 시간의 주민 교육 마친 주민 가운데 “공개 추첨” 방식으로 위원 선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Q. 언제부터 시범 운영이 시작되었는지 궁금하다

A. 지방분권특별법에 근거해 주민자치회가 운영되고 있다.

2013년 31개 읍면동에서 첫 출범 후 2019년 말 기준 96개 시군구 408개 읍면동으로 확대됐다.

세종시, 순천시, 담양군 등에서는 전체 읍면동에 주민자치회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Q. 나주시의 주민자치회 시범 운영 상황 및 실태는

A. 나주시는 2018년 빛가람동에서 첫 출발했다. 2020년 남평, 송월, 왕곡으로 확대 시행 중이다. 다른 시들과 비교해 늦은 편에 속한다.

Q. 나주시가 주민자치회 조례를 일부 개정하려고 하는데 문제점은

A. 나주시는 2월 19일 발의로 “나주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및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있다. 3월 11일까지 주민 의견 수렴 중이다.

개정 핵심 사항은 위원 위촉 방법이다. 현 조례에 의하면 공개추첨 60% 이하, 임명 40%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개정안에서는 이를 공개추첨 20~80%, 임명 20~80%로 하고 선정 비율과 선정 방법은 읍면동별 “위원구성위원회”에서 정하도록 하고 있다.

다른 의도가 있다면 임명직 위원을 최고 80%까지 확대·임명할 수 있다는 의미다.

Q. 주민자치회 취지 및 지방분권 추세에 비추어 어떻게 생각하나

A. 임명제 자치위원 확대는 자치분권의 확대나 풀뿌리 주민자치 활성화의 전국적 흐름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작년말 30년만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국회 통과로 자치분권 2.0시대 맞고 있다. 이 법안의 핵심은 “주민 주권”의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자치분권 주체는 주민이고 수혜자도 주민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임명제 주민자치위원 확대는 이런 시대적 흐름과도 맞지 않다.

Q. 금번 개정 의도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A. 표면적인 개정 명분으로는 “자율성 확대” 및 “일할 수 있는 사람 선정”을 들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다른 목적이나 의도를 갖고 있지 않을까 의구심이 든다.

Q. 타 시도의 경우 개정 나주시의 조례와 어떻게 다른지

A. 무작위로 65개 시군구 조례를 직접 조사해 본 결과 44개 (67.7%)의 시군구가 “100% 공개 추첨” 방식으로 자치위원을 선정한다.

“공개추첨 60%, 임명 40%” 방식을 취하는 시군구가 19개 (29.0%)를 차지하고 있다.

20~80% 식의 위원 위촉 방식, 다시 말하면 “최고 80%까지 임명”가능한 시군구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

전국 유일의 선정 방식이다. 읍면동 현장에서는 비율 선정을 두고 갈등과 혼란 초래 가능성도 있다.

법률은 명확성, 안정성, 신뢰성, 형평성, 비례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위원구성위원회에 재량권을 과도하게 주고 있다. 다수 주민의 의사와 다른 방식으로 운영될 소지가 다분하다.

나주는 주민자치회를 갓 도입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위원 위촉방식을 근본부터 뜯어 고치고 주민자치의 기본 정신과 정반대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Q. 바람직한 나주시 주민자치회 구성은 어떤 것이라고 보는가

A. 적어도 현 조례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더 바란다면 대다수 시군구처럼 “100% 공개추첨” 방식으로 개정하는 것이 순리다.

제9조의 3에서 구성위원회 부위원장을 굳이 임명직으로 못박는 것도 문제다. 공개추첨으로 선정된 위원과 임명 위원을 특별히 차별화할 이유나 근거가 전혀 없다.
배병화 기자 news@presszon.kr     배병화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