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 디카시 칼럼] 디카시의 아포리즘(aphorism)

칼럼
[목요 디카시 칼럼] 디카시의 아포리즘(aphorism)
조필 시인 (광주디카시인협회 회장)
  • 입력 : 2024. 06.20(목) 05:00
  • 배진희 기자
조필

■ 디카시를 말하다- 일곱 번째 이야기

아포리즘이란 경구나 격언, 금언이나 잠언을 일컫는 말이다.
인생의 깊은 체험과 깨달음을 통해 얻은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적으로 기록하는 가장 짧은 말이다.

일반적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기발한 생각이나 기지를 짧은 글로 나타낸다.
그렇게 함으로써 어떠한 원리나 인생의 교훈을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런 아포리즘은 작자의 독자적인 창작이다.
또한 교훈적 가치보다도 순수한 이론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점에서 단순한 처세훈의 짧은 글과는 차이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유명한 아포리즘은 히포크라테스의 글이다.
그의《아포리즘》 첫 머리에 나오는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라는 말이다.
세익스피어(W. Shakespeare)의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여자이니라"도 아포리즘으로 유명하다.
 파스칼의 “인간은 자연 가운데서 가장 약한 한 줄기 갈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는 생각하는 갈대이다”라는 말도 널리 알려진 아포리즘의 한 예이다.

디카시는 5행 이내의 짧은 글을 기본 형식으로 삼고 있다.
그 짧은 글 안에 작가의 체험적이며 경험적인 삶을 통해 깨달은 자신의 가치관을 보편타당한 관점에서 짧은 언술로 서술했을 때 독자가 느끼는 감흥은 남다르다.

특히 사진과 아포리즘이 한 덩어리로 빛을 발할 때 어떤 장르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시각적 파장과 내면의 깊은 울림을 독자가 느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디카시의 아포리즘은 한층 더 진하게 독자의 가슴에 파고들 수 있다.

디카시의 아포리즘이 촌철살인적이며 단말마적인 언어의 강렬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디카시를 쓰는 개인의 부단한 사고의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단순한 가르침의 언술이 아니라 객관적 시각에서 공감할 수 있는 내적인 진정성을 보편 가치로 삼고 언술의 조탁에 진지한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단 한 줄의 언술이 디카시를 접하는 독자의 기억 속에서 큰 파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그리고 퇴고와 퇴고를 거듭하여 모두가 공감하는 언술이 탄생하도록 갈고 닦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독자가 쉽게 식상하다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 디카시 감상 작품에서 디카시 아포리즘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음미하는 순간 마음도 향기롭다’ ‘~ 뽀송뽀송 더 가벼워지겠지’ ‘~ 아무렴 한 사랑이 한 세상이지’

*참고 자료-두산백과/문학비평용어사전


[디카시 감상]

다향 茶香


익어가는 건 혼자만이 아니다
하늘, 구름, 햇볕과 바람
모두의 손길이 쓰다듬어주는 거

스며드는 원색에 물들어
음미하는 순간 마음도 향기롭다

-조필


삶, 가볍게 가벼움으로


수 천 번을 빨아서 말리면
옹이가 된 마음의 근육도
말랑해지겠지

맑은 물에 헹궈 말리면
뽀송뽀송 더 가벼워지겠지

-손덕순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결이 닮은 우리
외로운 사람끼리 감싸주며 살자

아무렴 한 사랑이 한 세상이지

-이기종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