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다에 나무를 심자

칼럼
[기고] 바다에 나무를 심자
김성국 목포해양대학교 교수
  • 입력 : 2024. 03.29(금) 10:41
  • 배진희 기자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고, 전국에서는 서로 자신과 소속 정당의 주장이 옳다고 한 표를 달라고 호소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길거리에 나서면 후보자와 관련자가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데, 이렇게 따뜻한 인사를 받는 것은 나쁘지 않으며, 후보자들이 제시하는 구호와 자신이 당선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은 납득이 간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모든 것이 선거가 끝나면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음 선거철까지는 후보자들이 우리에게 호소했던 그 절박함과 간절함이 사라진다는 것을 매번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 다시 선거를 통해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

우리나라와 같은 법치국가에서는 법률이 모든 국가 작용의 근거가 되므로, 국회의 가장 중요하고도 본질적인 권한은 입법권이다. 아무리 공익이 우선이라고 하더라도 법령을 위반한 행정을 집행할 수 없기 때문에 입법권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해관계 집단에서는 자신들의 입장을 지지하는 국회의원 후보자를 지지하며 자신들의 입장이 반영되기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삼천리(三千里) 강산을 일만리(一萬里)로 둘러싸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지형은 3면이 바다이고, 대륙과 연결된 면도 압록강과 두만강이 가로질러 바다로 연결된다.

이러한 이유로 바다와 관련된 생업을 이어가는 주민도 있을 것이며, 산업계도 있기 때문에 이해관계자들은 대의제 민주주의에 적합한 국회의원 후보자들을 선택해야 한다.

동해, 남해, 서해를 주름잡던 싱싱한 생선을 공급하던 어선원은 고령화와 아울러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출어를 포기할 정도로 바다사람들이 사라졌다.

해상무역왕 장보고의 기상이 높이 솟구친 청해진 주위에는 번영보다는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이라는 당면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 국제무역운송을 담당할 상선 선원들 역시 사라져가고 있다.

어선 선원 노동시장에서 한국인 청년 선원 실종에 이어서 그나마 낫다고 하는 상선 선원들도 그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미 수산계 대학은 일반대학화 되어 학교 교명에 수산대학교는 사라진지 오래인 것을 보면 해양계 대학 역시 그 과정에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국제무역으로 존속하고 있는 국가에서 국제해상운송의 중요성을 한국인 선원 확보에 주안점을 두지 않는다면 공급망 위기시에는 심대한 타격이 올것이라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률이 없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어떠한 바다에 대한 정책을 추진할 수 없기 때문에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이 필요하다. 사회 각 계층을 위한 이해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입지를 위해 국회진출을 위해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상황에서 해양세력의 국회진출은 쉽지않다는 것이 실제 현장에서 뛰고 있는 출마자들의 목소리이다. 4년마다 찾아오는 선거철에 한가닥 희망을 기대하지만 인근한 산업군이나 직능군에 비하면 바다사람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기만 하다.

우리의 문제를 우리가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질 뿐이다. 우리는 “바다를 잃어 버렸던 민족”의 역사가 대부분 후진국이나 속국으로 남아있는 것을 보았다. 우리의 문제를 보다 주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 선거를 위해서도 바다사람이 국회 진출할 수 있는 정치엘리트양성기관을 만들어 보는 것을 제안드린다.

이웃나라 일본의 마츠시다정경숙(松下政經塾)과 같이 분파를 초월하여 해양국가 대한민국을 위한 엘리트를 양성하여 우리사회를 리드할 청년정치인을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각종 선거철이 되면 바람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바다사람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바다사람이 준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 앞서 “아직 신에게는 전선 12척이 남았나이다”라고 장계를 올린 심정처럼, “아직 우리나라에는 국립해양대학교가 2개 있나이다”라고 해양인들에게 호소 드린다.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지만 바다에 한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는 심정으로 우리 바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인 양성이 필요하다.

매년 4월 5일은 식목일로서 푸른 나무가 우리의 강산을 바꾸었듯이 바다 사람의 입장을 대변할 정치인을 키우는 울창한 나무가 필요하다. 국립목포해양대학교의 개교기념일이 매년 4월 5일이라는 것은 묘한 인연인 것 같다. 해양계 대학으로서의 책무로서 정치 엘리트 양성이 추가되었으면 바라고, 바다사람들의 응원을 기대한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