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화 칼럼] 전공의 복귀 후 의대 정원 합의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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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화 칼럼] 전공의 복귀 후 의대 정원 합의도 '전략'
프레스존 발행인/법학박사
  • 입력 : 2024. 02.27(화) 10:30
  • 배진희 기자

전공의 사법처리 없도록 집단행동 ‘이제 그만’
밥그릇 싸움, 이익집단의 횡포라면 막아낼 일



정부가 밝힌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맞서 시작한 전공의 집단사직 파동이 벌써 1주일째다. 사직서를 낸 1만여 전공의 가운데 7천여 명이 현장을 떠난 의료계 혼란상은 갈수록 심화하는 모양이다. 어제만 해도 대전에선 심정지 상태로 응급실을 찾아 헤매던 80대 환자가 그 와중에 숨을 거뒀다고 한다.

참으로 서글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 광경을 지켜보는 국민 10명 중 7~8명 정도는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싸고 벌이는 의료계에 매우 비판적이다. 전국 어디서건 수술을 받아야 하는 중증 환자들이 수술이 연기되거나 병원에 입원조차 못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의사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간 대형병원에서 3차 진료를 받을 수 없기에 2차, 1차 병·의원 신세라도 지려는 환자들도 수두룩하다.

어떤 명분, 어떤 이유에서건 이런 일이 반복돼선 결코 안 된다. 정상적 국가에서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의사들이 파업하며 의료 현장을 떠나는 곳은 한국 빼곤 찾을 수 없다. 정부와 의사들의 ‘강 대 강’ 대치 국면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판에 전공의들에 이어 의대 졸업 후 수련을 앞둔 신규 인턴들마저 집단이탈이 우려된다니 한심하다. 어떤 위치에 있든지 의사들이 환자 곁을 지키지 않아 의료 파행이 심화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 돌아가며 그 분노 또한 극에 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은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의료현장으로 복귀하길 바란다. 의사들이 반대하는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이야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다시 논의하면 될 일이지 않겠는가. 지난 정부들에서도 이 문제를 둘러싸고 몇 차례 의료대란을 겪은 국민 다수로선 이러한 의사들의 집단의사표시를 밥그릇 싸움쯤으로 여기며 손가락질을 해댄다는 점을 의사들이 깊이 명심할 필요가 있겠다. 이제는 정부가 복귀 시한을 29일이라 밝히며, 이를 따르지 않으면 법적 대응에 나선다고 하는 방침이 아니라도 스스로 의사들이 현장으로 복귀한 후 산적한 현안을 풀어나가는 지혜를 발휘했으면 싶다.

국민들은 정부가 어떤 책임도 묻지 않겠다고 복귀 시한을 제시한 점은 의사들의 복귀를 바라는 간절함의 표시라고 이해한다. 의사들이 이를 괘념치 않거나 무시하려 든다면 대다수 국민이 이익집단의 이기주의로 몰아붙이며 의료계에 대한 불만과 불신, 원망, 적대적 모멸감이 팽배해질 게 분명하다. 과거 선례에 기대거나 거기서 얻은 자신감에서 정부로선 결코 의사들에 그 어떠한 불이익을 줄 수 없으리라고 속단하려 듦은 전문직의 이기심의 발로, 속물적 집단 우월주의의 단면이 될 게 뻔하다.

물론 의료 인력이 불충분한 현실 앞에서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이 극단적으로 의사면허 정지, 사법처리 대상이 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정부가 시한으로 제시한 복귀명령을 무시하는 행위가 지속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명분없는 의사들의 파업도 다른 이익집단의 불법행위에 엄중히 대응한 전례에 따라야 함은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새겨야 한다. 결국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이 우선 복귀한 다음에 정부와 의료계가 머리를 맞대며 의대 정원의 탄력적 조정, 의료수가 인상, 의료사고처리특례법 등 숙제를 냉철하게 신속히 논의하는 게 타당하다.

단언컨대, 의대 정원 확대는 분명히 이번 기회에 풀고 넘어야 할 과제인 만큼 숙고의 숙고를 거듭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그렇다고 정부는 또다시 반발이 심한 의료계에 손을 들고 마는 식으로 흐지부지 얼버무려선 되레 부메랑으로 다가올 것이다. 국민들이 전폭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지렛대로 삼아 반드시 이 묵은 숙제를 현명하게 하루속히 풀어내기를 기대하며 권장한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