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화 칼럼] 총선 한 달여 남기고 선거구 획정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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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화 칼럼] 총선 한 달여 남기고 선거구 획정할 텐가
프레스존 대표·발행인/법학박사
  • 입력 : 2023. 12.27(수) 17:14
  • 배진희 기자
여야, 당장 이념·진영논리부터 떨쳐내야
선거구 획정 서두르고 대의정치 나설 때



내년 총선으로 향하는 열차가 서서히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2일 예비후보자 등록에 이어 내년 1월 11일엔 주요 공직자들이 출마하려면 사직처리를 마무리할 시점이다. 내년도 예산안이 지난 26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정치권 시계는 이제 총선맞춤으로 작동할 계제다.

며칠 있으면 새해를 맞는 만큼 국민들 화두 역시 총선 이야기로 모아질 참이다. 여는 여대로 야는 야대로 각자 전열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여당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키를 잡고 야당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야당은 친면-비명으로 갈라져 혁신의지가 실종된 채 여당에 끌려가는 느낌마저 준다.

문제는 국민의 마음에 선뜻 호감을 주는 정당이 없다는 점이다. 더욱 실망스러운 건, 여야 정치권이 눈앞의 이익에만 몰두할 뿐 정작 옳은 일에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교수신문에서 전국 대학교수 1315명 중 396명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를 꼽은 건 우연이 아닌 필연의 결과로 읽혀진다.

필시 내년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준비하는 선량들이라면 이런 모습이어선 안 될 것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네가 하면 불륜이라’는 식의 내로남불, 민주화 투쟁이라는 훈장 아닌 훈장을 달고 요직을 독차지하던 운동권 세대의 독선과 아집은 이제 시대착오라는 교훈을 새겨야 한다. 당을 책임진 대표가 1주에 2~3차례 재판을 받으러 법원에 가야할 만큼 사법리스크에 시달리는데도 그가 없으면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야당이라면 국민의 성에 찰리 만무하다. 전직 당 대표가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으로 구속됐는데도 그가 탈당했다는 이유로 한마디 사과조차 없는 야당이라면 누가 지지할 마음이 생길까 싶기도 하다.

여당도 권부의 무능, 부조리에는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하는 정당의 모습이라면 국민에 희망이 없긴 마찬가지다. 공직자라면 결코 받아선 안 될 고가의 명품 가방을 받았다는 대통령 부인을 향한 비판, 특검 추진에 손사래만 치고 마는 여당이라면 야당의 내로남불과 무슨 차이가 날까 의구심이 든다. 그 길이 옳고 그르든 따지지 말고 오로지 총선에 이기고 보자는 식의 정치공작, 선거공작에 유혹을 느끼는 정당이라면 과거 권위주의 시절 정권과 조금이라도 다른 점이 있을까 회의감마저 지울 수 없다.

여야 정치권이 이런저런 비판에서 자유로우려면 당장 이념과 진영논리부터 떨쳐내야 한다. 야당이든 여당이든 진정 국민이 원하는 정치, 국가를 우선시하며 대의를 좇는 민주정당이어야 합당하다. 명실공히 정의로운 정당들이라면 총선일을 100일 남짓 남긴 시점에서까지 선거제 획정, 선거제 개편 논의를 교착상태로 남겨 두지 않았을 터다. 4년에 한 번씩 치르는 총선 때마다 선거구 획정의 법정 시한을 어기는 잘못을 다반사로 하는 식의 후진정치는 이제 그만둘 때다. 이번 22대 총선에서도 지난 19~21대 총선마냥 선거일 39~44일 전에야 선거구를 결정하는 잘못을 되풀이했다간 국민 심판을 받게 됨을 깊이 새기길 바란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