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화 칼럼] 새만금 잼버리, 성찰의 계기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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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화 칼럼] 새만금 잼버리, 성찰의 계기로 삼자
프레스존 발행인/법학박사
  • 입력 : 2023. 08.21(월) 11:55
  • 배진희 기자
배병화 프레스존 발행인

책임 공방·책임 떠넘기기 ‘민심 역행’
정부, 정치권, 지자체 책임의식 부족
특정 진영 평가보다 국민 평가 우선
후진적 행사, 선진적 개최 계기 돼야
기후·기상, 개최 시기·장소 예측 필수
3년 후 여수섬박람회 시기·장소 “걱정”



열흘 동안 폭염과 폭우로 씨름한 새만금 잼버리가 8월 12일 막을 내렸지만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실패냐 성공이냐, 실패라면 누구 책임이냐를 놓고 티격태격 싸움질이 계속되고 있다. 대회를 유치한 전 정권 탓이네, 대회를 치른 현 정권 탓이네, 준비를 잘못한 지자체 탓이네, 서로 책임 떠넘기기도 갈수록 가관이다.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국회는 국회대로 국정을 조사하겠다는 으름장을 놓는다. 정부는 정부대로 무소불위의 감사원을 동원하겠다고 벼른다. 졸지에 안방에서 잼버리를 망친 지자체는 지자체대로 방어를 위한 무딘 칼을 다듬는 꼴이다. 각각 자신들이 지닌 무기를 활용해 잘잘못을 따진 후 그들만의 잣대로 새만금 잼버리 책임의 크기라도 저울질하려든다.

그들이 빚은 후안무치한 책임 공방을 지켜보는 국민들 생각이 어떨지 도통 염두에 두지 않는다. 어떤 행사든 그 행사의 성공 여부는 주관적 평가가 아닌 객관적 평가에 근거해야지 설득력을 갖게 됨은 당연한 이치다. 당장 칼자루를 쥔 쪽이 무언가 의도한 잣대를 들이대거나 이를 뒷받침하는 자의적 평가에도 언뜻 시선이 끌리겠다. 하지만 그 대회를 지켜본 국민들 생각이나 판단이 어떠하냐는 심리도 행사의 성패를 결정짓는 바로미터가 될 터다. 그런 관점에서 대다수 국민들은 잼버리의 성패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진즉 스스로 결론을 냈으리라 싶다. 이른바 민심의 풍향계라고도 해도 좋을 그 결론의 단초는 공신력을 갖춘 여론조사기관이 최근 실시한 조사의 결과에서 목도하고도 남는다.

정작 이 대목에서 우리가 깊이 깨우쳐야 할 대목은 다른 데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진실을 호도하려는 패싸움이나 수싸움에 꽤나 이성적이며 지각 있는 국민들이라면 새만금 잼버리를 향하는 책임의 소재나 크기, 성패 여부를 따지는 문제를 진부하다고 볼지 모른다. 물론 이를 둘러싼 책임은 책임대로 가려야겠지만, 그 책임 가리기는 정치적 공방의 전리품이어선 곤란하다는 시각이 깔려 있을 법하다.

여기서 주목할 포인트는 새만금 잼버리 현장에서 평가한 세계 각국의 선진적 관점이다. 외부적 평가는 명백한데 우리의 내부적 평가를 두고선 옥신각신 양쪽으로 갈리는 흑백 논리, 한쪽으로 치우치는 식이어선 우리의 미래가 암담하다는 것이다. 누가 뭐라 하건, 새만금 잼버리는 미리 예기치 못한 기상, 대회 개최지로서의 한계나 문제점을 예측하고도 대처 능력이 모자랐다는 게 가장 뼈아프다. 많은 이들이 지적했듯이 대회 개최지 선정 혹은 준비 과정의 후진성이나 대회 개최 현장의 불협화음 또는 미진함을 굳이 구체적으로 열거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한다.

현재 진행 중이거나 진행하려는 잘잘못 따지기, 실속 없는 책임 크기 공방이라면 당장 멈춰야 한다. 그보다는 행정이든 정치든, 그 어떤 영역이든 지금까지 되풀이해온 국민의 평균적 사고와 정서에 미치지 못한 책임 떠넘기기, 네 편 내편 가리는 몰상식한 흑백 논리를 죄다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일부 정치인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엔 곤란하리만큼 일반화하는 패악질, 후진적 정치의식과 행태, 특정 진영 논리에 매몰된 상대 죽이기 식 어투나 행동거지에 진즉부터 신물이 날 지경이다.

결론적으로 새만금 잼버리에서 빚어진 모든 분야의 모순 덩어리, 진영 논리의 책임 공방을 넘어서야 우리의 미래는 밝아진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지방에서 굵직한 규모로, 무슨 세계 행사라도 준비할라치면 새만금 잼버리의 준비 과정, 개최 과정을 주도면밀히 살펴가며 사전 대응하는 리더십이 최고의 방책이 됨은 자명한 이치다. 한편에선 올 하반기 유치 여부가 결정되는 ‘2030 부산 세계박람회’를 앞두고 새만금 잼버리 역효과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대두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직 여정이 확정되지 않은 부산 박람회보다 이미 대회가 확정돼 준비가 한창이어서 비상이 걸린 지역과 주체는 따로 있다. 불과 3년 후 새만금처럼 불모지나 다름없는 바다매립지에서 ‘2026 세계섬박람회’를 국제행사로 치러야 하는 여수시, 전라남도, 정부가 분명하다. 해를 거듭할수록 기후온난화 정도가 심해지며 나타나는 폭염과 돌발성 폭우, 잦은 태풍이 위험 요인이 커지는 마당에 행사 시기나 개최 장소가 새만금 간척지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 큰 고민거리다. 해결의 주체인 정부, 전라남도, 여수시가 새만금 사례를 절절히 올 여름 목도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해법을 찾아 사전 대비하는 건 당연하다. 박람회 행사 시기를 혹서기, 장마철을 피하는 게 처방 1순위요, 이러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정비 작업이나 시설 준비에 들여야 하는 비용 마련이 2순위 처방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