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친환경형 소각장 입지 놓고 공방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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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친환경형 소각장 입지 놓고 공방 심화
순천시 2일 입지 선정 발표에 주민, 환경단체 반발 '후폭풍'
  • 입력 : 2023. 08.03(목) 16:24
  • 배진희 기자
공공자원화 시설(소각장) 입지로 순천시 해룡면 연향들 일원(동그라미 원안)
순천시, 최첨단시설 도입하니 문제없다고만 할 일 아니다
일부 주민·환경단체도 대승적, 공익적 관점에서 접근 필요



[프레스존 = 배진희 기자] 전남 순천시가 지난 2일 공공자원화 시설(폐기물 처리시설) 최적 후보지로 ‘연향들’을 발표한 데 대해주민과 환경단체가 거세게 반발, 후폭풍이 일고 있다.

최근 생활쓰레기 소각장 마련을 위해 고심해 온 순천시는 지난해 12월 독립 기구인 ‘순천시 폐기물처리시설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전문연구기관의 입지타당성 조사와 현장실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올 6월 말 연향들을 최적지로 발표했다고 이날 밝혔다.

오는 2030년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됨에 따라 올해 말까지 입지를 결정·고시해야 2029년 완공이 가능하다는 시간적 절박함을 담아 주민들에 이해를 구했다.

앞서 시는 폐기물처리시설이 혐오시설이라는 고정관념을 전환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지역의 리더들을 시작으로 연향들 인접지역인 해룡면 주민들까지 폐기물 처리시설의 성공모델로 평가받는 경기도 하남시 유니온파크에 선진지 견학을 실시했다.

한 주민은 “처음에는 주변에 폐기물시설이 생긴다고 해 불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막상 와서 보니 지상에는 물놀이장이 있고 바로 옆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스타필드가 있어서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우려했던 쓰레기 냄새는 거의 없고 오히려 지역발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남 유니온파크는 2015년 국내 최초로 지하에 폐기물처리시설과 하수처리시설을 함께 설치한 신개념 환경기초시설이다.

지하에는 소각처리 시설, 재활용 선별 시설, 음식물 자원화 시설 등이 설치돼 있으며 지상에는 잔디광장, 어린이 물놀이시설, 다목적 체육관, 야외 체육시설 등 다양한 주민 친화 시설이 있다.

순천시는 하남 유니온파크 사례를 접목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국제규격의 수영장, 주민친화시설, 공연장, 복합문화공간 등을 조성함으로써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순천의 또다른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소각으로 발생되는 유해물질(다이옥신 등) 처리를 위해 굴뚝자동측정기를 통해 측정값을 실시간 공개하고 악취방지를 위해 음압유지 시스템과 내부 공기 순환 설비 등 최첨단 시설을 도입할 계획도 밝혔다.

순천시 관계자는 “8월 중 입지 후보지 타당성 조사과정을 20일 이상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주민 의견을 접수할 예정”이라며 “발상의 전환을 통해 반드시 해결할 숙원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깊은 이해와 협조를 바란다”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이를 두고 후보지 인근의 해룡면 마산마을 주민들이 입지선정의 즉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환경단체도 순천시가 민주적 절차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졸속 행정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연향들 쓰레기 소각장 반대 투쟁위원회’는 지난 2일 순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주민생활과 밀접한 사안인데도 시민설명회나 공청회 등 공론화과정은 물론 지역 공모도 실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역 주민들을 철저히 무시한 처사”라며 "입지 선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순천시를 성토했다.

소각장 반대 추진위원회의 집회시위 현장

해룡면의 한 주민도 “이번 자원화 시설이 열융합시설과 소각시설로 구분돼 있지만 열융합으로 처리될 쓰레기 양은 극히 미미해 결국 소각장 시설에 불과하다”고 순천시의 구상을 일축했다.

앞서 순천환경운동연합은 지난 6월 26일 성명을 내고 “자원화 시설을 설치할 경우 300m 이내 주민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공론화 과정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순천시가 후보지 선정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한 점도 문제 삼았다.

제 아무리 생활쓰레기 처리라는 공익적 사업이 정당하더라도 이를 추진하는 과정과 절차 역시 매우 중요하다는 취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른바 '쓰레기 소각장 시설'이든 '공공자원화 시설'이든 이 사업의 본질적 내용은 결국 일상 생활에서 배출하는 각종 쓰레기와 폐기물을 매립하는 대신 태워서 없앤다는 관점에서 주민의 동의는 빼놓을 수 없는 절차임에 분명하다.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한 국내외 선진 도시들을 벤치마킹해 환경유해 요인을 없애는 방식으로 추진한다면, 그 추진 내용을 주민들이 이해하게 된다면 굳이 반대만 할 턱이 없을 터다.

혹여라도 반대 일변도로 나서는 주민이나 환경단체의 반발 및 집단행동, 시위가 불편하거나 거북하다고 해서 이를 순천시에서 묵살하려고만 들어서는 안 될 일이다.

"쓰레기 소각장, 내 집앞에는 결코 안된다"는 식으로 반대를 주장하는 주민이나 환경단체들도 대승적, 공익적 관점에서 인식의 틀을 확장하거나 전환할 필요가 있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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