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화 칼럼] 치산치수 잘해야 나라·국민이 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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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화 칼럼] 치산치수 잘해야 나라·국민이 평안
프레스존 발행인/법학박사
  • 입력 : 2023. 07.21(금) 09:49
  • 배진희 기자
배병화 프레스존 발행인/법학박사
-장마철이면 물난리 걱정 언제까지
-충북 오송 지하차도 대참사는 ‘인재’
-재난 시스템 붕괴, 컨트롤타워 부재
-행정·정치권 ‘네 탓 공방’ 지긋지긋
-4대강 논란 불식, 치산치수 새롭게
-당리당략, 특정 정책만으론 불가능



지난 6월 25일 시작한 장맛비가 전국 곳곳에 근래 보기 드문 생채기를 내고 있다.시간당 80mm 안팎의 물 폭탄을 터뜨린 게릴라성 호우 앞에 속수무책인 경우가 허다했다. 장마가 예고된 시점에 정부와 지자체는 사전예방과 피해최소화를 다짐했건만 결과는 참담하다.

경북과 충북을 중심으로 재난이 유독 심하다. 언제 어디라고 예기치 않은 물 폭탄에 산사태, 강둑 붕괴, 이로 인한 지하차도 침수는 대참사로 이어졌다. 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은 허탈함과 깊은 슬픔을 느끼는 동시에 재난위기 대응의 무능함을 목도하고 말았다. 정치든 행정이든 그 책임을 두고선 되풀이하는 ‘네 탓 내 탓’ 공방이 지긋지긋하다.

참사의 장면을 지켜보는 내내 재난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하는 국가 차원의 시스템 붕괴, 컨트롤 타워의 부재를 떠올리게 된다. 충북 오송의 지하차도 참사는 복합적으로 행정의 누수에서 비롯한 인재가 분명한데 누구 하나 잘못을 인정하거나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무릇 장마철이면 겪게 되는 홍수 피해나 산사태 같은 재난이 어디 한두 번이었던가. 그 때마다 인적, 물적 피해를 냈던 선례는 훗날엔 반복해선 안 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진대 국민의 안위를 책임져야할 측에선 그냥 까먹고 마는 건지 한심할 따름이다. 정부든 지자체든 재해 수습이후엔 천재지변, 기후변화의 탓으로 돌리려는 책임전가의 시도는 또 없을지 괜한 걱정이 들기도 하다.

치산치수는 백년 앞을 내다보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들 말한다. 치산치수를 잘 해야 나라가 편안하고 백성이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관점에서 성군의 요건으로 이 부문을 꼽곤 한다. 중국 고대국가의 토대를 연 하나라의 우왕은 치산치수를 잘한 임금으로, 백성에 태평성대를 안긴 성군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치산치수의 최초 설계자라는 후대의 평가까지 받는다.

그때나 지금이나 치산치수의 중요성은 별반 다르지 않을 터다. 시대를 떠나 어떤 국가든 산과 물을 잘 다스리기 위해 온갖 방편을 동원한다. 이를 통해서 재난을 예방하거나 관리하는 데 힘을 쏟아 붓기 마련이다. 자칫 산과 물을 잘못 관리했다간 백성들에 막대한 피해를 안기게 되는 까닭에서다.

고대 중국만이 아니라 현 시대도 예외는 아니다. 유럽의 라인강, 아프리카의 나일강, 영국의 템즈강, 미국의 허드슨강 사례에서 교훈을 얻게 된다. 이 곳에선 강의 범람, 수해를 막기 위해 효율적이고 실효성 있는 계획들이 추진돼 왔다. 잘 알다시피 유럽에서 가장 길다는 1천320km의 라인강은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를 거치는 국제하천이다.

그럼에도 라인강에 인접한 6개 나라들이 긴밀히 협조하며 상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수로를 관리하고 수해를 예방하고 있다. 적도부근에서 발원한 나일강 역시 에디오피아, 수단, 우간다, 이집트를 거쳐 지중해로 흐르는 6천700km의 긴 강이다. 그 일원에선 해마다 큰 수해를 입었지만 아스완 댐이 완공된 이후 강의 범람을 제어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인접한 국가들은 물의 이용에 관한 협정을 맺어 물로 인한 분쟁을 방지하고 수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1970년대 이후 오늘에 이르도록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 일원에 댐이나 보를 설치해 이른바 ‘물그릇’을 확보하며 치수에 집중해 왔다. 불과 10여 년 전 만해도 4대강에 천문학적 돈을 투입하면서까지 홍수 피해를 예방하거나 가뭄을 대비하는 노력들이 대대적으로 펼쳐졌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부의 치산치수 대책에도 불구, 기후변화에서 파생되는 기상이변에 인간의 대응에는 한계가 따름을 확인하곤 했다. 몇 년 전에는 섬진강 유역에 홍수로 강물이 접경 지역을 범람하는 사태가 발생해 엄청난 피해를 안겼다. 지난해 가을이후 광주권과 전남 동부권에선 극심한 가뭄에 시달려야 했다.

생활용수난은 물론 공업용수난을 겪으며 일부 공장들이 정상적 가동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올 여름에는 전국을 번갈아 가며 내린 집중호우로 강둑이 무너지며, 하천이 범람하며, 산사태가 발생하며 50명에 달한 사망·실종자, 수천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더욱이 이번에 재난특별구역으로 지정된 13개 지역에선 더욱 참담하다. 주택이 파괴되고 농경지가 침수되고 도로가 유실되기까지 많은 이재민들은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기는 슬픔을 견뎌야 하게 됐다.

해마다 장마철이면 인명피해가 나고 재산적 손실이 막대하게 발생하는 현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러한 재해가 반복되는 현실 앞에 웬만한 국민들로선 국가의 치산치수 정책이 잘못 되지 않았나, 의구심을 갖게 됨은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싶다. 치산치수를 잘하는 선진 국가들에선 우리와 같은 수해가 드물다는 대목에 이르면 가장 최근에 4대강에 22조원이란 막대한 돈을 들인 우리로선 자괴감마저 들 정도다.

따라서 정부는 이 점을 직시하기 바란다. 역대 정권들이 취해온 치산치수의 정책과 사업들을 면밀히 따져 봐야 한다. 아직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은 4대강 사업의 성과와 문제를 잘 살펴, 크고 작은 하천의 지류, 지천에도 필요하다면 홍수와 가뭄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치수의 조치를 취해야 옳다.

그런 다음, 갈수록 심각한 피해를 빚는 기후온난화로 인한 한반도 기상변화를 고려한 새로운 수해예방 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이러한 치산치수의 프로젝트는 백년대계로 다뤄야 하는 만큼 결코 남의 탓으로만 돌릴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 이념이나 당리당략이 개입되어선 안 될 일이다. 아울러,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위한 정책이어선 결국 국민 피해로 귀착되고 만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