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사실 그대로, 있는 그대로 - 여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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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사실 그대로, 있는 그대로 - 여운상
수필가/ 혜림복지재단 비상임이사(현). 한국도로공사 호남본부 관리처장(전)
  • 입력 : 2023. 07.12(수) 10:05
  • 배진희 기자
여운상/수필가

살아가면서 우리는 다양하고 별난 성격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함께 살기 위해서 만났더라도 때로는 언쟁하고 이별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나 자신도 직장생활 할 때엔 상대방을 뜯어 고치려 했던 적도, 어쩔 수 없어 절망했던 적도 있었던 것 같다. 과연 이렇게 사는 것이 좋을까?

한 사람의 성격은 그 사람만의 독특한 ‘생존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그 사람의 인생에서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잘 살아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을 것을 우리는 다 안다. 특히,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은 더 잘 안다. 그런데, 너무 너무 오랫동안 힘든 관계로 지내왔다면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의 과정과 사연 이런 것들이 이해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그래서 싫고 더 부담스럽고 때로는 원망스럽기까지도 한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서로 간에 이렇게 〈미해결 과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지금과 똑 같은 상태로 계속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대로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싶다면 지금까지 살아온 그 사람의 삶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참 어렵다. 그럼, 어떻게 해야 가능해질까.

인정이라는 것이 거창한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괜히 막 크게 칭찬하고, 대단하게 알아주고 이런 것을 뜻하는 게 아니다. 이 사람의 성격이 살아오는 내내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든 잘 해결해서 잘 살아내려 애썼던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아주는 것이다.

상대방이 지금 이 성격이 되기까지, 지금까지 살아오기까지, 그 동안 얼마나 애썼을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 않겠는가. 왜냐하면 이건 우리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니까.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이 성격으로 너무 너무 열심히 살았겠구나! 이런 성격 때문에 지금까지 어려움을 잘 해결하고 이렇게 살아왔구나! 이건 사실이다. 사실 그대로 있는 그대로 그동안 너무 너무 애썼고, 또 지금도 그 동안의 방식 그대로 너무 너무 애쓰고 있구나! 이것을 알아주는 것이다. 다소 부족하고 어리숙해보여도 상대방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오늘부터라도 단점만 탓하고 지적해온 마음에서 그냥 인정해 주는 마음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바로 이 때, 누군가가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준다고 느낄 때, 마음은 치유되어 열리고 동시에 관계는 복원력을 갖게 될 것이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