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화 칼럼] 전남권 공공의대 신설 ‘넘어야 할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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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화 칼럼] 전남권 공공의대 신설 ‘넘어야 할 산’
  • 입력 : 2023. 01.16(월) 11:04
  • 배진희 기자
배병화 프레스존 발행인/법학박사
한 동안 수면 아래 잠겨 있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지난 9일 보건복지부가 업무보고를 하면서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이 문제를 거론한 데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거들고 나오면서부터다.

잘 알다시피 전남은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과 부속병원이 없는 지역이다. 정부가 발표한 98곳의 의료응급취약 시·군 중 전남지역에선 17곳이 포함됐다.

올해 의정협의체 재가동

또 의료시설이 없는 전국 도서지역 267곳 중 전남지역은 161곳으로 60%에 달한다. 게다가 2020년 기준 중증 응급환자 지역 유출률은 46%로, 충남(34.1%)과 경북(31.9%)보다 월등히 높았다.
지역 유출이 높은 이유로는 30분 내 의료기관이용률이 전국에서 가장 낮다는 점이 꼽혔다. 전남지역의 경우 기준시간(60분) 내 권역응급의료센터 이용률은 52.2%로, 전국 평균인 77.4%보다 25.2%p 낮았다. 지역 응급의료센터 기준시간(30분) 내 의료 이용률(39.7%)도 전국 평균인 68.1%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문제는 전남 지역이 전남 동부와 서부로 나뉜 채 서로 자기 지역으로 의대를 유치하자는 논리를 펴며 갈수록 그 활동이 첨예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목포는 목포대로, 여수·순천광양은 또 그 지역대로 경쟁하듯 내놓은 의대 정원 확대 및 신설 관련 법안은 이제라도 하나로 통일화할 필요성이 높아진다.

설립 안갯속 경쟁만 치열

김회재(여수시을) 의원이 지난해 11월 발의한 ‘국립 순천대학교 의과대학 설치·대학병원 설립을 위한 특별법'에는 동부권인 순천대에 의과대학을 설치하고, 순천대 대학종합병원은 여수에 설립하도록 해 의료인력을 확보하고 지역의 공공의료기반을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병철(순천광양곡성구례갑) 의원도 지난해 8월 발의한 ‘전남도 내 의과대학의 설치 및 공공의료인 양성을 위한 특별법'에서 도내 국립대학교에 의과대학을 설치한 뒤 서부권에 소재한 목포대와 순천대에 각각 캠퍼스를 두고 공동학위과정을 운영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반면 김원이(목포) 의원은 같은 해 5월 발의한 ‘국립목포대학교 의과대학 설치에 관한 특별법안'에서 상대적으로 의료시설이 열악한 서부권의 대표 도시인 목포시에 의과대학을 설치하고 지역 내 의료인력을 양성해 의료서비스 수준을 높이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지역 움직임과 달리, 의대정원 확대문제에 대해 여전히 의료계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점도 넘어야 할 산이다.
현재 소아청소년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분야 의사의 근무환경과 처우개선 없는 의대 정원에 손사래를 친다. 최근 소아청소년과 의료진 부족 사태처럼 기피 현상이 심해져 기존 의료시스템만 더 왜곡될 것이라는 게 대한의사협회 측 주장이다.

의협반대·지역갈등 극복을

의사협회는 국내 간호사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1.5배에 달하지만 대부분의 병원들이 간호사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을 자주 예로 든다. 업무 환경과 처우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필수의료 활성화를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주장의 근거인 셈이다.
여기에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것만이 해답이 아니라거나, 공공의대 신설이 반드시 필요한가라는 부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필수 의료 인력을 충원할 방안만 마련한다면 우리나라 의사 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적지 않다고 논거를 들이댄다. 그런 만큼 굳이 의대 정원을 확대하지 않고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그런 유형의 논리다.
지난 13일 전남지역 국회의원들과 전남도 및 도의회에서 의대 신설에 박차를 가한데 대해서도, 대한의사협회 측은 “전남 지역 의대 설립은 지역사회를 위한 정치적인 수사”라고 비판했다.

법안도 통일, 힘도 모으고

의협의 한 관계자는 “의대 신설이라는 정책 자체가 지역사회에서 환영받을 인기 요인인데 의료인력 공급 구조에서 그렇게 양성된 의사들이 그 지역에 환원되고 토착화해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것이냐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의대 정원수와 의대신설을 둘러싸고 의사들 시각과 전남지역 공동체 시각에 편차가 갈리는 게 부담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 2020년 공공의과대학 신설과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다시 논의하기로 한 9·4 의정협의체 진행의 전제 조건인 ‘코로나19 안정화 시기'가 주목받고 있다.

어떤 한편에선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에 도래한 만큼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들고 나온다. 반면, 다른 한편에선 중국 발 방역위기와 겨울 유행 조짐이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다. 앞으로 본격 가동할 의정협의체에서 이 간극을 과연 어떻게 좁혀 나갈지 걱정이 크다. 이와 함께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이라는 결론을 이끌어 낼지 관심이 모아지는 시점이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