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화 칼럼] 중대재해와 항만안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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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화 칼럼] 중대재해와 항만안전 사이
  • 입력 : 2022. 07.19(화) 17:07
  • 배진희 기자
배병화 프레스존 대표/법학박사
종전보다 산업안전이 강화된 중대재해처벌법이 올해 1월부터 시행된데 이어 오는 8월 4일이면 항만안전특별법이 시행에 들어간다. 가뜩이나 제철부두와 석유화학부두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는 여수광양항에서 기업을 하는 사용자도, 그 종사자들도 여느 때보다 두 법률에 대해 인식의 폭을 넓고 깊게 가져갈 필요가 높다.

지난해 말 여수 석유화학산단에 위치한 A사에서 터진 공장폭발에 이어 올 초 잇달아 터진 B사의 공장폭발사고는 인명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받게 됐다. 이를 두고 석유화학업계 일부에선 볼 멘 소리가 없지 않다. 중대재해처벌법에 사전 대처 못한 바람에 현장관리 소홀의 직접적 책임에서 거리가 먼 경영자들에까지 무겁게 처벌을 받게 한다는 점에서다.

여수 사고 ‘중대재해 첫 적용’

그런 까닭에 대다수 기업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회피하려는 장치를 강구하는 데 우선을 두는 모양이다. 다른 한편으론, 올 5월 정권이 바뀐 데 편승해 기업친화형 정부에 기대어 관련법 개정으로 경영주의 책임을 완화하려 든다.
얼마 전 현 정부의 경제부총리 역시 기업들의 희망사항에 화답하고 나섰다. 기업 경영에 대한 과도한 책임을 요구하는 법 조항을 추슬러서 관련 법 개정을 하겠다는 의지와 후속조치 강행의 표현으로 읽혀진다.
진보 정권의 산업안전 지향주의, 이에 역행하는 경영주의 책임 법규를 추진한 현 야당이 엄연히 과반의석을 차지한 현실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기업인들의 희망대로 보수정권일지언정 퇴행하기 쉽지만은 않으리라 보이나 조만간 이를 둘러싼 갈등의 골은 깊어질 참이다.

현 정부서 경영주 책임 완화?

중대재해법을 둘러싼 추후 개정 논의야 어찌 되든, 이제 17일 후엔 항만안전특별법까지 시행되면서 기업들에 한 짐을 더 얹는 격이 된다. 이 법은 물론 경영인에만 법규 준수의 부담을 지우는 건 아니라 근로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짐이 지워진다고 봐야 맞다.

국내 주요 항만에선 컨테이너부두 인명 사고가 끊이질 않아 항만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이 대두됐던 건 주지의 사실이다. 항만에서 하는 일이란 컨테이너 화물의 하역(양하, 양적)에서부터 선박 줄잡이, 화물을 고정하는 쇼링(shoring)과 라싱(lashing. 고박)에 이르기까지 작업이 다양함은 물론이거니와 그 과정에 다수의 위험요인이 존재한다.

항만안전특별법 시행 17일 앞인데

국내 항만의 특수한 작업환경을 고려할 때 작업별 특성에 따라 새로운 안전관리체계가 필요한 대목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항만사업장에 대한 특별안전대책을 수립한 데 이어 그 대책의 법적 근거를 담은 항만안전특별법을 제정해 시행단계에 이르렀다.

이를테면 항만안전사고와 재해를 예방하고, 그 책임을 명확히 하고, 기업에 자율적 안전관리 추진이 이뤄지게 강제하는 핵심 장치로는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된다.

항만 사업자는 모든 항만 출입자를 포함한 안전관리계획을 세우고 이를 관리청으로부터 승인받아 한다는 게 그 중 하나. 이 법은 또한 항만안전점검관 제도를 도입해 해당 인력을 항만별로 배치하게 되는 데, 항만안전점검관은 항만하역사업자가 수립한 안전관리계획이 이행되는 지 수시 점검하고 시정토록 요구한다. 이게 그 둘이요.

항만근로자는 안전교육을 받을 의무가 주어진다. 사업주는 하역사, 항만서비스업체 등 소속 근로자를 대상으로 작업내용, 안전규칙, 위험요소 등에 대해 안전교육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이게 셋. 항만별로 노·사·정 항만안전협의체를 구성해야 하는 게 핵심 중 넷이며, 이밖에 컨테이너 관리체계 강화와 항만하역요금에 안전관리비를 신설한 규정도 가벼워 보이진 않다.

하역사업자·출입자들 준비 제대로

법이 바뀌기 전, 항만안전관리가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받는 개별업체별 프로세스였다면, 이젠 항만안전특별법에 따라 안전책임이 한층 강화된 항만사업장별 총괄안전관리시스템으로 인식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여수든 광양이든 항만에 관련된 모든 사업장, 종사자들이 항만안전특별법이 규정한 대로 합당한 사전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사뭇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