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화 칼럼] 광풍의 두 선거가 남긴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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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화 칼럼] 광풍의 두 선거가 남긴 교훈
  • 입력 : 2022. 06.15(수) 16:50
  • 배진희 기자
대선도 끝나고 지선도 끝나고 이제 무슨 낙으로 사나. 주변엔 이리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으리라 여긴다. 그 선거라는 게 누구를 심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면, 제법 쏠쏠하던 그 심판의 재미를 접어야 하는 까닭에서다.

앞으로 4, 5년을 결정할 두 선거는 흡사 마라톤과 같았다. 대통령, 각 지방의 지도자를 뽑기 위한 레이스는 상당한 기간 동안 준비가 필요하다.

이후 선수들이 등장하고, 이후 실행의 국면을 거치고 나면 결승점에 다다르게 마련이다. 거기까지 오는데 어떤 이는 숨이 차서 헐떡거리다 중도 포기한다. 어떤 이는 힘에 부쳐서 넘어지고도 다시 일어서 달리기도 한다. 결코 쉽지 않은 그 고난의 여정을 넘어서면 어느새 종착지가 눈앞이다.

진영싸움·흑백논리 우세

올해 시작하자마자 불붙기 시작한 선거레이스는 숨가쁜 고난의 길이었다. 정치인들에게나 보통사람들에게나 매 한가지 아니었을까 싶다. 3월 9일 한 고비를 넘기니, 6월 1일 또 다른 고비가 기다렸다.

혹자는 선거를 두고 종합예술이라며 부정적 측면보다 긍정적 측면에 무게를 두기도 한다. 하나, 정작 우리 사회는 두 선거에 너무 매몰돼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부각되는 결과를 낳고 만다는 게 솔직한 필자의 판단이다.

대선이든 지선이든 대결 국면에서 진영싸움, 흑백 논리가 우세했다. 유권자들로부터 환심을 사기 위해선 사탕발림 식 정책, 공약이 남발됐다. 상대의 기세를 누그려뜨리기 위해, 아예 무너뜨리기 위해선 가시돋친 말과 입에 올리기도 어려운 천박한 언어들이 쏟아졌다.

공천 반칙플레이 기승

특정 사안을 두고선 누구 말이 참인지, 거짓인지 헷갈렸다. 도무지 상식적 판단마저 불가능하리만치 진영 간 물타기 대응 논리가 판을 쳤다. 심지어 가짜뉴스까지 생산해 내가며 공격과 방어의 기술만이 돋보였을 따름이다.

국가의 운명, 백성의 삶을 책임져야 할 대통령 1명을 뽑는 선거에서도 시도지사와 시군구청장, 시도의원, 시군구의원, 교육감을 뽑는 지방선거에서도 정당정치의 반칙플레이가 기세를 부렸다.

큰 선거에 지고도 반성없이, 작은 선거에 막강한 권한을 쥔 국회의원들은 동네 선출직 후보를 놓고선 누구는 안 되고, 다른 누구는 되고, 이런 식으로 분탕질을 해댔다.

특정정당이 호령하는 지역에선 유권자들에게 맡겨야 할 인물 선택의 기준, 지방자치의 주역으로서 주민의사는 왜곡의 대상에 지나지 않았다. 후보를 결정짓는 정당추천의 과정에서 발생한 이의, 재심 신청은 코에 걸면 코걸기, 귀에 걸면 귀걸이 마냥 누더기 당헌당규나 선거심의준칙으로 전락해버렸으니, 이게 다 무슨 소용이겠나.

한 해 대선과 지선이 동시에 치러진 선거 잔치는 이렇게 끝났다. 그 결과를 두고선 누구에겐 만족스러울 터지만, 또 다른 누구에겐 그렇지 않을 터지만 말이다. 승자독식의 대선 결과 후 이긴 쪽이나 진 쪽이나 경계해야 할 점은 그 울림이 또렷하다.

갈라진 민심 이대론 안돼

바로 선거과정에서 켜켜이 쌓아올린 후보나 그 진영을 향한 독설, 흠집 내기, 모함, 허위의 가공, 진실의 호도, 상대의 등이나 가슴팍에 꽂으려던 비수의 칼날을 거둬야 한다는 사실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두 편으로 갈라진 정치싸움에 이제 지칠 대로 지쳤다. 승자독식의 파워게임에서 정작 수혜자들은 끼리끼리 뭉친 정치꾼, 정치모리배, 찰거머리처럼 거기에 달라붙어 단맛을 빨고 사는 정치 룸펜이나 팬덤일 따름이다. 반면, 그들만의 리그임을 절절히 느껴야만 하는 처지가 바로 순전한 유권자라는 교훈이기도 하다.

굳이 토인비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역사는 수천 년을 퇴행과 발전을 거듭하며 긍정과 부정의 요소들로 축적하는 징표가 아닌가. 그 역사처럼 우리의 삶도, 우리의 정치도, 우리의 국가나 정부도 그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젠 팬덤·계파 초월해야

우리 스스로 각성해야 한다. 대선과 지선이라는 두 선거의 광풍이 휩쓸고 간 생채기를 수습하고 치유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정치인들은 물론 국민들도 이제부터 화해와 소통과 통합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하물며 승자독식이 아닌 공유의 덧셈 정치로써 처방전을 내기를 이긴 쪽에 먼저 주문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이치다.

진 쪽은 앞으로 선거에서 패배의 학습효과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팬덤, 이념, 계파, 진영에 휩쓸리지 않아야 제대로 설 수 있음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적당히 시간을 벌며 위기만 모면하고자 시늉만 하는 식, 또다시 국민 생각과 동떨어진 논리로는 국민이 다시 심판하리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치가 바뀌려면 우선 정치인이 바뀌어야 한다.

프레스존 대표/법학박사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