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 디카시 광장] 나비 당신 - 변태섭

화요 디카시 광장
[화요 디카시 광장] 나비 당신 - 변태섭
  • 입력 : 2024. 07.02(화) 05:00
  • 배진희 기자
색동옷 꽃신 신고
꽃길이라 걸어온 길
수만 송이 꽃향기 피웠으니
희고 노란 날개 나비되어
다시 돌아 노닐었으면···

♤ 시작노트

세월에 할퀴어 너덜너덜 해어진 결혼식
사진첩을 봅니다. 색동옷에 족두리를 쓴
청순함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얼굴.
우린 봉오리 맺으며 소소하게 살았습니다.
그렇게 소울메이트였습니다.

둘째까지 결혼식 끝내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당신은 손잡으며 말하더군요.
’이제부턴 여행도 하면서 욕심부리지
말고 편히 살자고‘
가슴에 대못박은 말. 지키지 못한 말.
6개월의 기간을 6년 버티며 수없이
머나먼 길 다녔지만 결국 갔습니다

쓰레기 리어카에 당신 것 모두 버리고
잊으려 했지만 차마 꽃신은 버리지
못했습니다. 치마저고리는 바뀌었어도
꽃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여정의
걸음걸이 함께였으니까

마지막 가는 날 샛노란 삼베옷 입고
당신은 수십만 송이 장미꽃에
안겨있었습니다
고운 이마에 입술 대고 말했습니다.
'잘 가라'고 그냥 짧게···
하얀 연기되었습니다.

시들지 않을 것만 같은 청송에 매달린
조그만 이름 쪽지에
나비 한쌍 쉬어 갑니다.

[광주디카시인협회 제공]


[변태섭 약력]

- 부산 출생
- 무등디카시촌 회원
- 소프트웨어 특급기술자
대통령 감사장 수여(2004)
-㈜시에스넷 대표이사 역임
-송원대학교 겸임교수 역임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