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대체녹지 독성 물질’ 검출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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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단 ‘대체녹지 독성 물질’ 검출 후폭풍
주삼동 1구간서 ‘비소·불소’ 기준치 최대 4배...원인 놓고 갑론을박
  • 입력 : 2023. 09.06(수) 16:08
  • 배진희 기자
여수시 주삼동 일원 '국가산단 대체 녹지' 1구간~3구간
여수시, 조성 업체 6곳 토양정밀조사 불가피
사전통지 끝난 지난 5일 업체들 의견서 제출



[프레스존=배진희 기자] 최근 독성물질이 토양에서 발견돼 환경오염 논란을 빚고 있는 국가산단 대체녹지 조성 1구간 관련, 여수시가 조성 업체들에 행정처분으로 토양정밀조사 명령을 검토 중이다.

이 문제에 심각성을 느낀 여수시는 지난달 22일 오염도 측정 결과를 사전 통지한 데 이어 해당 업체들로부터 이달 5일 의견서를 제출받은 만큼 금명간 법률자문을 거쳐 토양정밀조사 명령 발동 여부를 결정한다.

한 관계자는 “토양정밀조사는 환경관련법상 환경부에서 지정한 전문기관에서 조사를 맡게 되며, 그 기관은 조성업체에서 선정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수시는 6개 업체 중 롯데케미칼, 여천NCC, GS칼텍스, DL케미칼, 한화솔루션, 그린생명과학 외 GS칼텍스는 1구간에 토사반입을 하지 않아 이번 오염도 조사에서 제외된 점을 고려해 행정처분 대상이 아니라고 6일 밝혔다.

이를 두고 특정업체에 대한 배려 아니냐는 오해나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을 의식해서인지 여수시 실무진에서는 법률적 자문을 받아 보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의견서를 낸 5개 업체들은 1구간 대체녹지 조성 과정에서 2015년 사전 진행한 토양 조사에서 오염물질이 나오지 않은 점, 오염물질이 자신들이 제공한 토양에서 나왔다는 확증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오염원인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여수산단 내 화치동, 월하동, 평여동 등지에 공장용지를 확보한 이들 업체들은 공장을 짓는 과정에서 나온 흙을 주로 사용해서 주삼동 일원 대체녹지 조성 현장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바로 이 점에 비추어, 여수시에 의견을 제시한 업체들 주장만으로는 설득력이 부족할뿐더러, 그들의 대체녹지 조성 행위와 오염조사 결과 사이 원인행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해선 곤란하다는 게 일반론이다.

2016년 6월 여수 석유화학 산단내 화치동, 월하동, 평여동 임야를 공장용지로 전환해 공장을 지은 업체들


여수산단 내 임야 66만1천600여㎡ 를 공장용지로 변경한 6개 업체들은 롯데케미칼 16만5천㎡, 여천NCC 137,000㎡, GS칼텍스 132,000㎡, DL케미칼 123,000㎡, 그린생명과학 57,000㎡, 한화솔루션 53,000㎡ 등이다.

석유화학 부문 대형 회사인 이들은 2016년 6월 녹지의 공장용지 전환 절차를 마친 후 2017년부터 산단 주변 야산(임야)들을 허물어 정지작업을 벌인 끝에 공장을 확장했다.

이후 관련법에 의해 회사들은 국가산단 녹지해제 및 공장용지 조성에 따른 지가 차액을 투입해 2019년부터 대체녹지 조성 사업을 3구간으로 나눠 벨트 형식으로 진행 중이다.

먼저, 1구간은 2019년 3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약 100억 원을 들여 여수시 주삼동 643-5 일원 3만1천750㎡에 녹지 조성을 마친 후 2022년 여수시에 기부채납했다.

이어 2구간 주삼동 403 일원 1만1천829 ㎡, 3구간 주삼동 435 일원 1만8천604㎡에 대해선 173억여 원을 들여 2024년까지 조성을 마친다는 계획 아래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며, 이 역시 여수시에 기부채납한다.

이런 와중에 여수시는 지난 7월 10일 집중호우 때 주삼동 중방천 상류에서 발견된 적갈색 물이 2년 전 주삼동 643-5 일원에 조성한 국가산단대체 녹지대 1구간에서 유인된 사실을 확인했다.

환경오염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을 한 여수시는 순천대 친환경농업센터를 선정한 후 1구간 대체녹지대에 속한 토양 8개소, 수질 5개소에 대해 오염도를 조사토록 했다.

그 결과, 심토층에서 비소(AS), 불소(F)가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양이 검출됨에 따라, 현재 조성이 진행 중인 2구간, 3구간 대체녹지대 토양조사도 불가피하다.

비소, 불소가 과다 검출된 여수시 주삼동 대체녹지 1구간 현장


지난달 18일 여수시에서 공개한 토양오염도 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1구간 토양 및 수질은 비소 최소 24.3mg/kg~최다 108.99mg/kg, 불소 최소 670mg/kg~최다 1,105mg/kg로 나타났다.

이는 공원부지의 환경보전법상 토양오염 우려 기준치(비소 불소 25mg/kg, 불소 400mg/kg이하)를 크게 초과한 것으로 토양오염 상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원소기호 As, 원소번호 33이 붙은 비소는 회색과 황색 결정 형태로 존재하며, 암석이나 토양, 물 공기에서 발견된다. 사람이 비소화합물에 급성 또는 만성으로 노출시 피부, 폐, 심혈관, 신경계 등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그 독성 때문에 인간 발암물질로 분류돼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독성 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원소기호 F, 원소번호 9번을 쓴 불소는 할로겐족의 하나로, 특이한 냄새를 가진 담황색의 기체인데 비소 다음으로 독성이 강하다.

여수시는 6개 업체들이 공장 부지에서 나온 흙으로 조성한 대체녹지 1구간 토양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비소, 불소가 기준치를 최대 4배를 넘어선 양이 검출된 점에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1구간에 이어 현재 조성 중인 2~3구간에 대해서도 1구간 방식으로 대체 녹지를 조성하고 있다는 데 착안해 적당한 시기에 오염도 조사를 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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