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율성 기념 사업, 노태우 정부가 먼저" ... 광주시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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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율성 기념 사업, 노태우 정부가 먼저" ... 광주시 반격
28일 순천 온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장관직 걸고 정율성 공원화 막겠다"
  • 입력 : 2023. 08.29(화) 09:22
  • 배진희 기자
강기정 광주시장 정율성 기념 사업 관련 차담회
28일 기자들을 만나 정율성 기념 사업 문제에 대해 브리핑 중인 강기정 광주시장 [사진 광주광역시]
-노태우정부, 정율성 부인 초청…김영삼정부, 정율성작품발표회
- 박근혜정부, 중국 전승절 정율성 음악 퍼레이드 참관 등
- 광주시, 시민 뜻 모아진 정율성역사공원사업 당당하게 추진
- 강기정 시장 “광주고립 단호 거부…보훈부 국론분열 말라”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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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존=배진희 기자] 1930년 후반 중국 공산당원으로 팔로군가를 작곡한 것으로 유명한 광주 출신 정율성의 역사 공원화 사업을 놓고 최근 보수 진영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광주시가 반격에 나섰다.

이러한 움직임은 보수진영과 진보진영 간 시각차를 보이는 정율성이라는 인물이 과거 일제강점기 의열단활동을 통해 독립운동에 참여한 독립 운동가였다는 점을 평가한데서 출발한다.

물론 해방이후 북한으로 귀국해 음악교수이자 노동당원으로 살았고, 한국전쟁에는 노동당원으로, 또 중국인민지원군 창작조의 일원으로 참전한 이후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 예술활동을 한 음악가라는 사실도 부인하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 평가하자는 취지에서다.

얼마 전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공산당원으로 활동한 정율성에 대한 광주광역시의 역사공원을 철회하라는 주장에 이어 28일 순천 방문에서도 "장관직을 걸고 기념사업을 막겠다"며 다시 한 번 이 문제를 거론한데 따른 대응의 일환이기도 하다.

특히 박 장관은 이날 순천시에서 호남학도병 현충 시설 건립을 발표하며"대한민국의 적을 기념하는 사업을 막지 못한다면 국가보훈부 장관으로 자격이 없다"고까지 강경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광주광역시는 28일 국가보훈부가 문제 삼은 ‘정율성 선생 기념사업’은 1988년 중앙정부가 먼저 시작했으며, 지난 35년 간 국익을 위해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했던 사업이라고 밝혔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을 만나 “정율성 선생 기념사업은 35년 전 노태우 대통령 재임시기인 1988년 중앙정부에서 먼저 시작했다”며 “당시 서울올림픽평화대회 추진위원회에서 정율성 선생의 부인인 정설송 여사를 초청해 한중우호의 상징으로 삼았던 것이 출발이다”고 설명했다.

강 시장은 “광주시도 이 같은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정율성 선생 관련 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했다”며 “2002년부터 5명의 시장이 바뀌는 동안 시민의 의견을 모아 흔들림 없이 진행한 20년 사업이다”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지난 정부가 시행했던 정율성 선생 기념사업들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광주시에 따르면 먼저 노태우 대통령 재임시기인 1988년 서울올림픽 평화대회 추진위원회가 정율성 선생의 부인 정설송 여사를 초청했다.

이후 김영삼 대통령 재임기인 1996년에는 문체부 주관으로 정율성 작품 발표회를 진행했다. 국립국악원은 그가 소장했던 자료를 기증받으면서, ‘대한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 양국 간의 상호이해 증진과 문화교류에 이바지한 감사’를 담아 부인 정설송 여사에게 감사패를 문체부 장관이 직접 전달했다.

2015년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해 정율성 음악이 연주되는 퍼레이드를 참관했으며, 당시 언론들도 정율성 선생 음악에 대해 주요하게 보도했다.

문재인 정부시기인 2021년에는 국립국악원 70주년을 기념해 그의 미공개 소장품을 전시하는 특별전을 개최했다.

강기정 시장은 “대한민국 정부는 국익을 위해 지난 35년 간 정율성 선생을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했다”며 “처음에는 북방정책의 맥락에서 ‘공산권과의 교류’를 목적으로, 이후에는 ‘한중우호 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최근에는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사업들이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강 시장은 “이같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목적은 조금씩 달라졌지만, 정율성 선생이 우리 정부의 대중국 외교의 중요한 매개였음은 분명하다”면서 “광주시도 지난 2002년부터 시민의 뜻을 모아 추진해온 사업이기에 정율성 기념사업을 당당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이어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은 급작스럽게 추진한 사업이 아니며 행정의 연속성과 예산집행이 이미 완료돼 사실상 마무리된 사업”이라며 “보훈부가 언급한 ‘중단해야 한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정율성

정율성 거리- 광주 남구 양림로 일원

실제,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은 지난 2004년 학술대회에서 제안돼 2010년 생가고증위원회를 통해 장소가 선정됐고, 2018년 10월 역사공원 조성사업이 본격 추진돼 토지매입을 완료하는 등 완공을 앞둔 상태다.

강 시장은 특히 “이번 정율성 기념사업 논란을 보며 지난 2013년 박승춘 보훈처장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금지 파문이 떠오른다”면서 “당시 보훈처는 수십년 간 광주시민이 마음을 담아 부르던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을 금지시켰고, 이념의 잣대로 5‧18을 묶어 광주를 고립시키려 했다”고 지적했다.

강 시장은 “하지만 보훈처의 철 지난 매카시즘은 통하지 않았고, 광주시민은 이를 잘 극복했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오랜기간 동안 대한민국 정부도, 광주시민도, 역사정립을 마친 정율성 선생에 대한 논쟁으로 더 이상의 국론을 분열시키지 말라”며 “특히 보훈단체와 보수단체를 부추겨 광주를 다시 이념의 잣대로 고립시키려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보훈부에 촉구했다.

강 시장은 끝으로 “광주시민은 지금의 이념 논란에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와 함께 추진했던 한중 우호사업인 정율성 기념사업을 광주시가 책임지고 당당하게 잘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강기정 시장 모두발언 전문]

먼저, 언론인 여러분께서 중심을 잘 잡아주신 덕분에

시민들이 편향되지 않게 내용을 이해하게 된 점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주말에 지리산 천왕봉에 다녀왔습니다.

지리산의 일출은 무등산의 그것과는 또 다른 묘미였는데

기회가 되면 여러분들과도 한번 같이 가보면 좋겠습니다.

지리산은 일제강점기와 해방시기, 미군정을 거치며

좌우익 이념대립의 뜨거운 현장을 품은 산입니다.

지리산에 빨치산이라는 상징이 함께 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지치고 힘들 때 찾는 정겨운 산이 되었습니다.

지리산 능선에는 빨강색, 노란색, 파란색 들꽃이 만발해 있었습니다.

철지난 이념논쟁을 중단하자고 했었는데,

오늘 박민식 장관이 순천에서 언급하는 바람에

다시 정율성 선생에 대해 말씀드리게 됐습니다.

정율성 선생은

의열단활동을 통해 독립운동에 참여한 독립 운동가였고,

해방이후 북한으로 귀국해 음악교수이자 노동당원으로 살았고,

한국전쟁에는 노동당원으로, 또 중국인민지원군 창작조의 일원으로 참전했으며,

이후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 예술활동을 한 음악가입니다.

이것은 추가고증이 필요 없을 만큼 오래 전부터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의 생애와 ‘공과’는 하나의 숨김없이 세상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그는 서훈 받지 못한 독립 운동가이자

조선에서 태어났으나 중국인으로 삶을 마감한 경계인이고

문화예술로 한국과 중국을 잇는 한·중우호의 상징적 인물입니다.

이것은 광주만의 평가가 아닙니다.

진보·보수와 무관하게 대한민국 정부의 오래된 평가입니다.

또한 한국문화에 가장 권위 있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도

그는 한국전쟁 당시 전선 위문활동을 한 중국인민지원군이며,

독립 운동가이자 음악가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정율성 선생 기념사업은 중앙정부에서 먼저 시작하였습니다.

그 시작은 35년 전 노태우 대통령 재임시기인 1988년으로

서울올림픽 평화대회추진위원회에서 정율성 선생의 부인인 정설송 여사를 초청하며 한중우호의 상징으로 삼았던 일입니다.

김영삼 대통령 재임기인

1993년에는 한중수교 1주년 기념으로 문체부가 정율성음악회를 개최했고,

1996년에도 문체부 주관으로 정율성 작품 발표회를 진행했으며,

국립국악원은 그가 소장했던 자료를 기증받으면서,

‘대한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 양국 간의 상호이해 증진과 문화교류에 이바지한 감사’를 담아 부인 정설송 여사에게 감사패를 문체부 장관이 직접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2015년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하여,

정율성 음악이 연주되는 퍼레이드를 참관하였고,

당시 언론들도 정율성 선생의 노래에 대한 많은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시기인 2021년에는

국립국악원 70주년을 기념해 그의 미공개 소장품을 전시하는 특별전을 개최했습니다.

지난 30년간 정율성 선생은 국익을 위해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북방정책의 맥락에서 ‘공산권과의 교류’ 목적으로

이후에는 ‘한중우호 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최근에는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목적은 조금씩 달라졌지만,

정율성 선생이 우리정부의 對중국 외교의 중요한 매개였음은 분명합니다.

정부의 이런 기조에 발맞춰서

광주는 정율성 선생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21년 전인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관광사업의 일환으로 정율성 선생 기념사업이 구상되었고, 2005년 남구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정율성 국제음악제는 18년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생가복원사업인 정율성 역사공원사업 역시 2004년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2010년 생가고증위원회를 통해 장소를 선정하고, 2018년 10월 역사공원 조성을 추진하여, 현재는 토지매입을 완료하고, 완공을 앞둔 상태입니다.

정율성 기념사업은 지난 2002년부터

5명의 시장이 바뀌는 동안 시민의 의견을 모아 진행해 온 사업입니다.

광주는 그의 출생지이기에 특별히 기념사업들이 진행되어 왔습니다.

이는 150억을 투자한 밀양의 김원봉 의열기념공원,

123억을 투자한 통영의 윤이상 기념공원등과 결을 같이 한다고 할 것입니다.

한중관계가 좋을 때 장려하던 사업을,

그 관계가 달라졌다고 백안시 하는 것은

행정의 연속성과 업무수행 기준을 혼란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최근 들어 2013년 박승춘 처장 당시 보훈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박승춘 처장은 제가 국회에 있을 때, 6년간 긴 논쟁을 이어왔던 분입니다.

당시 보훈처는 수 십 년간 광주시민들이 마음을 담아 부르던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을 금지시켰고, 이념의 잣대로 5.18을 묶고, 광주를 고립시키려 했습니다.

물론 당시에도 보훈처의 철지난 매카시즘은 통하지 않았고,

광주시민들은 이를 잘 넘어섰습니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 믿습니다.

한 번 더 보훈부에 요구합니다.

오랜 기간 동안 대한민국 정부도, 광주시민도 역사정립이 끝난

정율성 선생에 대한 논쟁으로 더 이상 국론을 분열시키지 마십시오.

특히, 보훈단체와 보수단체를 부추겨 광주를 다시 이념의 잣대로 고립시키려는 행위를 중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광주시민은 지금의 이념논란에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국가와 함께 추진했던 한중우호 사업인 정율성 기념사업은

광주시가 책임을 지고 잘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