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년 군 시설 '무등산 정상' 언제나 시민 품으로?

이슈추적
60여년 군 시설 '무등산 정상' 언제나 시민 품으로?
29일 국방부-광주시-지역정치권 협의, 방공포대 이전 논의 점화
  • 입력 : 2022. 09.29(목) 16:59
  • 배진희 기자
군시설이 들어선 무등산 정상 모습
이전 후보지 결정이 변수 ... “시가 먼저냐, 공군이 먼저냐”


[프레스존] 대한민국 공군이 60년 이상을 점유해온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 문제가 다시 점화하고 있다.

무등산 방공포대 부지에 대한 광주시의 공유재산 사용허가가 만료되는 2023년 12월을 1년 3개월여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그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을 조짐이다.

공군은 1961년부터 광주시 소유인 무등산 정상부 부지를 무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1966년부터 방공포대가 주둔하고 있다.

1985년까지 점용 및 사용허가를 받지 않은 공군은 협약을 통해 1995년까지는 10년 단위, 그 이후부터는 3년 단위로 시에 점·사용허가를 받았다.

또한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개정 이후에는 매 5년마다 점·사용허가를 받게 됐고, 마침내 내년 12월 사용기한이 만료될 상황에서 어떤 결론이 날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새로 민선8기 광주시정을 이끌고 있는 강기정 시장이 이 문제를 이슈화하고 나섰다.

또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송갑석 국회의원(광주 서구갑.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뒷받침하려는 모양새다.

송 의원은 29일 오후 2시 광주 무등산 방공포대를 방문해 국방부·군‧광주시‧국립공원관리공단 등 관계 기관과 현장 합동토의를 개최했다.

현장 합동토의에는 공군 미사일방어사령관, 국방부 군사시설기획관, 합동참모본부 방공작전과장, 육군 제31보병사단 작전부사단장, 광주광역시 군공항교통국장, 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전처장 등 관계기관 고위급 간부 및 실무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국방부와 공군의 보고를 시작으로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 방안 및 관‧군 상호 협조사항 등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송 의원은 이 자리에서, “무등산 방공포대 부지에 대한 광주시의 공유재산 사용허가가 만료되는 2023년 12월 전까지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계획을 모두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전사업의 선행조건이자 최대 과제인 이전부지 선정과 관련해선, “국방부는 이전사업 주체로서 부지 선정을 광주시에 떠넘기지 말고, 부대 운영·임무·작전·경제성 등 검토를 거쳐 이전후보지를 먼저 광주시에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기간 내에 이전후보지를 구체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근 국방부가 “광주시에 이전후보지를 먼저 제시하면 이전하겠다”던 입장과는 정반대의 선언인 셈이다.

송 의원은 또 매년 2회에서 최대 4회에 그쳤던 무등산 정상 개방 횟수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으로는 광주시와 시민들이 무등산을 지키기 위해 증심사와 원효사 위락시설을 정비하고 이전했다는 점을 들었다.

아울러, 80%에 달하는 사유지 비율 등 각종 난관을 시민의 힘으로 극복하며 도립공원 승격 40년 만인 2013년 국립공원 승격의 쾌거를 이뤘다는 사실도 적시했다.

따라서 무등산 생태계 복원을 위한 광주시민들의 헌신과 노력을 국방부가 더는 방관해선 안 된다는 압박으로 읽힌다.

더욱이, 지난 2018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무등산은 올 해 또다시 주상절리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진 시점이다.

지난 9월 중순 진행된 유네스코 재인증 현장실사에서 평가위원으로부터 “응회암으로 만들어진 주상절리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들다”고 극찬을 받으며 세계적 지질공원으로서 생태계 보존 노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세계적 자연유산을 지닌 무등산 생태계 보전의 필요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 여전히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 논의는 현실화하지 못한 채 숱한 세월만 흘려보내는 꼴이다.

행정은 행정대로,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논의만 무성할 뿐, 이렇다 할 성과를 얻어내지 못한 까닭에서다.

한때나마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사업은 그 희망을 부풀린 적이 있었다.

1995년 광주시가 국방부에 처음으로 건의한 이후 20년만인 2015년 광주시와 국방부가 이전협약을 체결했었다.

하지만, 8년이 지난 현재까지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민선 8기가 시작된 최근 들어선 국방부는 어떻게 변할까? 옮기겠다는 답변을 꺼리던 예전과는 달리 다소 묘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이른바 ‘조건부 이전’의 의사를 내비치기는 했는데, 이는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에서 실제 이전 의지로 이어질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 해석이다.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시가 이전부지만 결정해 주면 무등산 방공포대를 옮길 의향이 있다”는 게 국방부 입장이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광주시가 이전 대상지를 추린다 할지언정 해당 지역 주민들이 선뜻 동의할 리가 만무하다.

민선 8기 들어서도 이래저래 상황이 어렵다는 전망이 가능한 대목이다.

하지만 광주시는 앞으로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 작업에 속도를 내려 작심한 눈치여서 그 용기가 가상하기도 하다.

민간공항의 무안공항으로 이전을 포함한 군공항의 전남 이전의 물꼬를 트지 못한 채 십 수 년째 허송세월만 보내는 미완의 광주군공항 이전문제를 닮아선 곤란하다.

하나만 해결하려 해도 힘이 부친데 방공포대, 마륵동 탄약고, 평동 포사격장, 31사단까지 주요 군사시설 이전을 추진하겠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실현 가능성이 어찌됐든 광주시가 이 문제를 과연 어떻게 풀어 나가는지 지켜보며, 민간부문과 지역 정치권, 행정 부문에선 한마음 한뜻으로 행동에 옮겨야 할 성싶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국방부,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 로드맵 내년 말까지 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