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대 의대 탈락 후폭풍…서남권 “대학병원급 의료기관 확충” 봇물

의료/복지
목포대 의대 탈락 후폭풍…서남권 “대학병원급 의료기관 확충” 봇물
신안군 “섬 주민 의료생존권 외면 말라”…36년 숙원 1.30점 차 무산에 반발
  • 입력 : 2026. 09.01(화) 22:54
  • 배진희 기자
인포그래픽-서남권 목포대 의대 탈락 후폭풍
목포권 중심 서남권 의료대책 요구 확산
…지역완결형 필수의료체계 구축 촉구


[프레스존] 국립목포대학교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국립의과대학 신설 후보대학 선정에서 탈락한 이후 전남 서남권을 중심으로 별도의 의료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후보대학 선정 결과는 수용하더라도 36년 동안 이어진 목포대 의대 유치 요구의 배경이었던 서남권의 열악한 의료환경과 의료격차 문제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특히 섬이 밀집한 신안군은 이번 결과에 강한 유감을 나타내며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대학병원급 지역거점 의료기관 확충 등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신안군은 1일 “국립목포대 의대 설립은 단순한 대학 유치가 아니라 의료취약지역 주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였다”며 “이번 결정은 열악한 의료환경 속에서 살아온 섬 주민과 서남권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외면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난달 30일 국립의대 신설 후보대학으로 순천대학교를 선정해 교육부에 추천했다.

최종 평가에서 순천대는 89.15점, 목포대는 87.85점을 받아 두 대학의 격차는 불과 1.30점이었다.

이 같은 결과가 발표되자 목포를 비롯한 서남권에서는 36년 동안 추진해 온 의대 유치가 근소한 점수 차로 무산된 데 대한 허탈감과 함께 정부 차원의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 “섬 주민은 아프면 병원보다 배 시간부터 걱정”

신안군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섬 지역의 구조적인 의료 접근성 문제다.

신안은 전국 섬의 약 30%, 전남 섬의 절반가량이 집중된 대표적인 도서지역이다. 육지 주민이라면 수십 분 만에 접근할 수 있는 상급 의료기관도 섬 주민들에게는 수 시간의 이동이 필요하다.

기상 악화로 여객선 운항이 중단되거나 야간에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환자를 육지로 이송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 중증·응급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골든타임 확보가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다.

김태성 신안군수는 “지금도 섬 주민들은 아프면 병원보다 먼저 배 시간과 날씨부터 걱정해야 한다”며 “위급한 상황에서는 병원까지 가는 길 자체가 생사를 좌우하는 것이 섬 지역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섬 지역의 절박한 의료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여 서남권에 대학병원급 지역거점 의료기관을 확충하는 등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 “의대 선정 끝났다고 서남권 의료문제 끝난 것 아니다”

서남권에서는 이번 국립의대 후보 선정과 지역 의료격차 문제를 별개의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순천대가 국립의대 후보로 선정된 만큼 정부의 의대 신설 절차는 차질 없이 진행하되, 목포·신안 등 서남권의 의료취약 문제를 해결할 별도의 정책 패키지가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서남권은 도서지역이 넓게 분포하고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데다 응급·중증·분만·소아 등 필수의료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지역 내에서 치료를 마무리할 수 있는 의료기반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안군 관계자는 “사는 곳이 섬이라는 이유로 적절한 치료를 받을 기회까지 제한받아서는 안 된다”며 “36년간 이어진 목포대 의대 설립 염원이 1.30점 차로 무산된 만큼 정부와 통합특별시는 섬 주민의 건강권을 보장할 책임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서남권 의료대책, 통합특별시의 새 과제로

이번 후보대학 선정은 국립의대 신설 대학을 결정했다는 의미와 함께 통합특별시 내부의 동·서부권 의료격차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라는 또 다른 과제를 남겼다는 평가다.

특히 목포대 의대 유치를 지지했던 지역에서는 대학병원급 의료기관 확충과 함께 응급의료·심뇌혈관·분만·소아 등 필수의료 기능을 강화하고, 섬 지역 환자 이송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국립의대 후보대학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지역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서남권 의료대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국립의대 후보 선정은 끝났지만 서남권 의료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36년간 이어진 목포대 의대 유치 요구의 근본 배경이 의료격차 해소였던 만큼 앞으로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서남권 주민들에게 어떤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을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