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인 삼성한의원장

朴杏山全之宅有題

박행산 전지 댁에 제하며

-홍규(洪奎, ? ~ 1316)


酒盞常須滿
주잔상수만

술잔은 항상
가득 채워도

茶甌不用深
다구불용심

찻잔은 가득
채울 필요 없다네

杏山終日雨
행산종일우

행산에 종일
비가 내리니

細細更論心
세세갱논심

세세히 속마음
다시 이야기하세


홍규(洪奎, ? ~ 1316)
본관은 남양. 초명은 문계(文系).
원종 때 어사중승이 되었다.
당시 무인집정자 임유무(林惟茂)의 매부로서 함께 국사에 관해 의논했다.
그러나 1270년(원종 11) 왕이 원나라로부터 돌아와 몽골과 강화를 맺으려고 할 때
임유무가 이를 반대하자, 이분성(李汾成)·송송례(宋松禮)와 함께 삼별초를 동원하여 임유무를 죽였다.
이어 세자(충렬왕)를 따라 원나라에 갔다가,
원 황제의 명으로 좌부승선에 임명되었다.
고려로 돌아온 뒤 관직에 있는 자들이 권세가에게 아부하는 등 국정이 문란하자
관직을 사퇴했다.
다시 추밀원부사로 임명되었으나 사양했다.
충렬왕과 제국대장공주가 양가(良家)의 처녀를 선발하여 원나라에 보내려 할 때,
딸이 그 대상이 되자 딸의 머리를 잘라 기피하려다가 재산이 몰수되고 해도로 유배되었다.
김방경(金方慶)과 홍자번의 간청으로 재산은 돌려받았으나,
결국 딸은 몽골의 사신 아고대(阿古大)에게 보내졌다.
다음 해 소환되어 첨의시랑찬성사 판전리사사(僉議侍郞贊成事判典理司事)로 치사했다.
그 뒤 다시 판삼사사 수사도 영경령궁사(判三司事守司徒領景靈宮事)로 임명되었다.
충선왕 초기에 익성군에 봉해졌고, 첨의정승 익성군 지익성부사(僉議政丞益城君知益城府事)가 되었다.
1316년 추성진력정안공신(推誠陳力定安功臣) 칭호를 받고
남양부원군 상의첨의도감사(南陽府院君商議僉議都監事)가 되었다.
시호는 광정(匡定)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