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 디카시 광장] 수혈 - 조규춘

화요 디카시 광장
[화요 디카시 광장] 수혈 - 조규춘
  • 입력 : 2024. 06.25(화) 05:00
  • 배진희 기자
보시와 보신 사이
목마름은 통일이다

P를 나누면 친구가 아니야
P보다 진한 ♡도 아니야

지금도 전투 중이다

♤ 시평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전쟁에서 스러져간 무명용사를 기리기 위해 한명희가 작사한 가곡 '비목' 의 일부다.
조국 산하 전쟁의 와중에서 전사한 무명 용사의 철모는
비목위에서 눈물을 흘리고 대지는 침묵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수 많은 용사들이 흘린 핏방울은 전선위에 나뒹굴고,
흠뻑젖은 대지는 병사의 피를 가슴에 담고 토하고를 반복하며,
평화의 염원을 가슴위에 그렸을 것이다.

바로 그 기억해야하고 기억해야만하는 그 역사의 아픔앞에서
우리는 조규춘 시인의 디카시 [수혈]을 만났다.
' P를 나누면 친구가 아니야 P보다 진한 ♡도 아니야 '

시인의 P의 상징성의 의미는 우리말 '피'의 영어 알파벳 첫자일 수도 있고,
결국은 Peace(평화)의 첫 자일 수도 있으리.
이 부분이 작가의 의도가 함축된 부분이 아닐까 한다.
평화를 허울삼아 동족의 피를 흘리게한 것은 친구도 아니고 궁극적으로 사랑도 될 수 없다는,
시인의 예리한 시각의 역설이 디카시를 읽는 독자의 폐부를 깊게 관통함을 느낄 수 있다.

 그 어떤 전쟁의 참혹함을 전달하는 메시지보다
초목이 우거진 대지위 핏방울이 이슬을 머금고 지금도 아픔을 수혈하며 고통을 정화하고 있는 듯한 사진과
이를 수용하며 내뱉는 시 속 글의 강한 화두가
6.25 전쟁의 참상과 그것을 망각하는 세태의 기억의 나태에
커다란 경종을 울리는 신선한 디카시로 다가왔다.

 피상적으로 친구도 아니고 사랑도 아닌,
결국 우리가 지키고 기억해야하는 실질적으로 피를 흘린 사람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전쟁에 내몰린 순수한  '전우' 였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진정 생명의 뜨거운 피를 나눠야 할 것이다.
 
'지금도 전투 중이다'
                              < 조필 시인>

[광주디카시인협회 제공>


[조규춘 시인 약력]

- 문자 조형가구 100종 100작 제작
- 시집『공수래 병수거』
- 디카시 『줄탁동詩』 『줄탁동詩폼』  
- 5인 공저 『사방팔방』
- 공모전 입상 다수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