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첨단 항해 시뮬레이터 양적 확대 필요성

칼럼
[기고] 최첨단 항해 시뮬레이터 양적 확대 필요성
박준모 목포해양대학교 교수
  • 입력 : 2024. 05.30(목) 11:00
  • 배진희 기자
미국, 네덜란드 해기교육 및 실습에 항해시뮬레이터 사용
우리나라 소극적 ... 해기 품질 향상 위한 장비 절대 부족




목포해양대와 한국해양대의 해사대학은 유능한 해기인력 양성을 통한 우리나라의 해운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학 입학 자원이 감소함에 따라 해사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낮아졌고, 시청각 매체에 익숙한 MZ세대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교육시키지 못하는 등의 문제로 양질의 해기인력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의 단적인 예로, 최근 해운회사가 우리나라 해기사의 채용을 줄이고 외국 해기사의 승선 인원을 늘리고 있는 것을 들 수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 해기사의 수준 저하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입장이다.

선원의 일자리 확보와 더불어 해운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유능한 해기사의 배출이 기본이 되어야 하는데, 그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항해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체험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 도입이 가장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항해 시뮬레이터란 원하는 해역, 선박 및 환경을 가상의 환경에 임의로 설정하고 선박조종과 비상 훈련 등을 반복해서 수행할 수 있는 장비로서 비용 대비 높은 교육성과를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항해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해기교육의 효과는 여러 선행연구를 통해 검증되었으며, 국내외에서도 해기교육에 항해 시뮬레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는 항해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교육 이수 시간을 승선실습 시간으로 인정하고 있는 미국상선대학(USMMA)(30일까지), 네덜란드 MIWB(Mariem Willem Bazentsz)(60일까지), 우리나라(60일까지) 등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주요 선진국에서는 항해 시뮬레이터를 사용한 해기교육 및 실습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고, 그 근거도 마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기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항해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해기교육에 소극적인 상황인데, 그 원인은 과연 무엇인가?

가장 큰 이유는 해양대학에 보유 중인 항해 시뮬레이터 장비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양 해양대학에 보유하고 있는 항해 시뮬레이터는 각각 2세트로 천여 명(해사대학 1~4학년)의 항해 전공 학생들이 사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이다. 그마저도 2세트 중 1세트는 실습선에 설치되어 있어서 자유롭게 사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현재 항해 전공 학생들이 이수해야 할 약 35개의 필수 전공과목을 살펴보면 항해 시뮬레이터를 사용하는 수업 과목이 한 과목(3시간*15주)밖에 없다. 이마저도 한 분반의 인원이 약 30명 정도로 많아서 학생들이 항해 시뮬레이터를 직접 다루어 볼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기에 시간적, 공간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다른 한편으로 해양대학은 대학 소속의 선박에서 항해당직 실습을 하고 있으므로 항해 시뮬레이터가 필요 없지 않느냐는 반문을 제기할 수 있으나,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이다. 실습선 한 척에 승선하는 항해 전공 학생들은 약 60~100명 정도로 많다. 비록 항해할 때는 약 20명 내외의 학생들이 한 조가 되어 선교에서 항해당직 실습을 수행한다고는 하지만 선교에서 효과적인 실습 교육을 진행하기에 20명은 상당히 많은 숫자인 것은 분명하다, 또한 예산상의 이유로 1년 중 최대 3개월 정도만이 실제로 항해하고, 나머지 9개월은 대학 부두에 접안해 있다. 즉 이 기간에는 항해당직 실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항해당직 실습을 대체할 수 있는 항해 시뮬레이터가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대학에 실습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해 시뮬레이터의 도입이 더욱더 필요한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항해 시뮬레이터를 사용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물론 시뮬레이터가 부족하여 어쩔 수 없이 이론 위주의 수업으로 진행하다고는 하지만, 4년간의 항해 전공 교육과정 중 항해 시뮬레이터를 사용한 수업이 한 과목 밖에 없다는 것은 대학 교육 정책의 무관심과 더불어 교원들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유능한 해기사 양성하기 위해서는 과연 어떤 노력이 필요한 것인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비의 추가 도입을 통한 항해 시뮬레이터 장비의 양적 확대가 필요하다. 그 규모는 항해 시뮬레이터를 사용하고자 할 때 언제든지 가능하고, 실습선에 승선하고 있는 학생들도 항해 시뮬레이터를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장비가 추가로 필요하다. 그리고 해사대학은 최첨단 시뮬레이터 도입에 대비하여 항해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수업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확대해야 한다. 더불어 이를 항해당직 실습 교육에 적극 적용하여 학생들의 해기능력 향상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이 병행해야 할 것이다.

해운산업은 한 국가의 국력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이러한 해운산업의 근간을 받치고 있는 해기사의 질적 향상을 위해 항해 시뮬레이터 장비의 양적 확대가 꼭 필요하며, 이에 대한 업계 및 관계자의 관심과 적극적 지원을 기대해 본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