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 해양대-국립대 통합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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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 해양대-국립대 통합 "옳지 않다"
글로컬 대학 향한 혁신 방안 놓고 내부 갈등 증폭
  • 입력 : 2023. 09.25(월) 08:51
  • 배진희 기자
해양의 미래를 선도하는 플랫폼 대학 ‘한국해양대’와 ‘목포해양대’ 엠블럼 마크
지방 국립대와 통합 시 '해사대학'마저 위태롭다

-목포·부산 양 해양대 동문들도 반대 가세
-'글로컬 30' 필요 ... "특성화 취지 살리자"
-해양대, 국립학교 설치령 적용 ... 국가보조 필수
-유엔 IMO 국제표준교육모듈 따라 해기사 양성
-3년 승선예비역 마치면 ‘병역면제’ 혜택도 부여
-군수물자·원자재 해상수송, 산업·국가안보 이바지

해사대학 존립 근거 중시 … “특단의 대책” 주문




[프레스존 = 배병화 기자] 교육부가 학령인구 감소 대책의 하나로 지방대학 30곳을 선정해 중점 육성하려는 ‘글로컬 대학’ 본 지정이 임박한 가운데 대학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말 예비지정에서 탈락한 국립대학들과, 부산과 목포의 해양대학 중심으로 교육부가 밀어붙이려는 글로컬 대학 선정의 취지나 배경, 효과 자체에 부정적 시각이 노출되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권역별 예비지정 학교 수도 특정권역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다, 특히 광주전남의 경우 전남대, 순천대 두 곳만이 통과해 탈락한 학교들로선 충격과 불만의 목소리로 뒤섞인 분위기다.

그런 가운데서도 목포 해양대나 부산의 한국해양대에선 올해 지정에 실패한 부문이 무엇인지 짚어가며 내년 이후 재도전에 나서기 위해 또 다른 차원의 고강도의 혁신안 마련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목포해양대 한편에선 전남에서 동부권의 순천대가 예비지정에 이어 오는 11월 본 지정을 받으면 경제력 편중에 이어 대학까지 동부권에 치우치지 않을까, 서부권의 미래를 걱정하는 기류가 심상치 않다.

대학본부 측은 그리 멀지 않은 가까운 장래에 학력위기 감소로 인해 국립대, 해양대학까지도 존립의 위기를 맞게 된다는 점을 고려, 교육부의 당근과 채찍을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내년 초가 사실상 마지막 글로컬 대학 도전이 되리라는 판단아래 올해보다 훨씬 강도가 센 자체 혁신안에 목포권역의 국립대 등과 대학통합 문제까지 포함시켜 고민하고 있다.

9월 초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한 목포권역의 국립대학 간 통합 문제를 둘러싸고선 교수사회는 물론 동문, 학생과 학부모들마저 그 대열에 끼어들어 이런저런 이유로 찬반 논란이 가열되는 형국이다.

섣불리 대학 통합을 추진하다간 결국 특성화 대학이라는 해양대학을 망치게 될 것이라거나 혹시라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는 그 과정에 정치적 배경이 있지 않느냐며 일각에선 집단적 의사표시나 반대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움직임마저 감지된다.

한국해양대(왼쪽), 목포해양대 캠퍼스 전경

해양대학은 교육부 ‘국립학교 설치령’ 제16조에 따라, 해기사 교육을 받는 한국해양대·목포해양대의 해사대학 재학생들에게 입학금, 수업료의 대부분을 면제하고 기숙사에 전원 입사토록 해 기숙사비, 피복비, 그 밖의 학비와 일부를 국고로 지원받고 있다.

해양대 학생들은 사관학교에 준하는 엄격한 규율 아래 아카데미 식 교육을 받는다. 졸업 후 상선에 취업하고 3년간 승선 근무하게 되면 예비역으로 편입해 군복무 면제 혜택이 주어지는 점에서 일반 국립대학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목포와 부산에 각각 설립된 양 해양대학의 해사대학에서 배출되는 고급 해기사들은 유엔(UN)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정한 국제표준교육모듈에 따른 교육을 받고, 해상을 통한 군수물자 및 원자재 수송 등에 이비지할 뿐 아니라 국가안보에도 막중한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바로 이 점을 중시한 목포 해양대학의 A교수는 “혹시라도 국립대와 통합하면 해사대학이나 해양경찰학부 같은 특성화에 매력을 느껴 지원하려는 서울 권역의 학생들이 포기하겠다는 의사들이 확인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목포대와의 통합은 해양인력 교육 및 양성이라는 국가안보 차원이나 해사대학의 존립 및 지속적인 발전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국해양대의 B교수는 “올해 선정되는 글로컬 대학 10곳에 부산대-부산교대 등이 포함되고 해양대가 탈락하고 보니 솔직히 충격이 없지 않지만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다”는 견해를 표시했다.

이 교수는 이어, “교육부에서 법과 제도로써 보장하는 해양대 존립 문제를 일반적인 지방대의 통페합 유도로만 다뤄선 안 된다”며 “앞으로 특성화 대학의 성격을 반영해 별도의 대책을 제시하거나 내년 10곳, 2025년 2026년 각 5곳씩 지정하려는 글로컬 30 에 반드시 포함돼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포해양대의 C교수는 “특수한 교육제도를 유지하는 해양대 특성과 학생들 대부분이 졸업 후 외항선에 승선하는 과정으로 진로가 결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해양대가 글로컬 대학을 선정하려는 정부 정책에 부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고 일반 국립대화의 차별화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전라권 유일의 특수목적교육기관으로서 해양대학이 국가 해운·해양산업에 필요한 고급 해기인력을 안정적으로 지속적으로 공급하도록 보장하기 위해선 대학 자체의 내부 혁신방안 수립을 바탕 위에 두고, 전라남도와 해양수산부·교육인적자원부 등 중앙정부, 주요 수요자인 해운기업체, 정치권이 가세한 구체적 지원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양대학 안팎에서 이런저런 논란이 이는 것은 자체 혁신안만으로 독자생존의 길을 택하는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 대학의 존립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인식과 관측에서 나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작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거나, 자칫 그 대열에서 이탈하였다간 글로컬 대학 지원을 감행하는 정부 재정 지원에서 배제되거나 교육부의 지방대학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기에 언젠간 대학재정이 부실화를 초래한다는 현실론을 고려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통합의 길을 걸을지, 자체 생존의 길을 걸을지, 앞으로 해양대학이 어떤 방향으로 대응책을 수립한 후 그 위기를 돌파해 나갈지 관심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글로컬대학 예비정 대학 15곳 [자료=교육부 제공]

글로컬 대학은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이라는 두 개념을 결합한 것으로 세계화와 지역화를 모두 고려하는 대학을 일컫는다.

지방대학을 대상으로 대학 안팎의 경계를 허물고, 지역과 산업의 파트너십을 토대로 동반성장을 이끄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지방대학 개혁 프로그램이다.

오는 2026년까지 30개 지방대학을 선정한 후 학교당 국비 1천억 원씩 투입해서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목표다.

첫 해인 올해엔 10곳을 선정한다는 방침 아래 지난 6월 15개 예비지정 대학을 선정한 데 이어 오는 9월 25일 최종 지정학교 발표를 앞두고 있기에 그 결과에 교육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비 지정 대학을 거점 지역별로 보면, 영남권이 경상국립대, 부산대·부산교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울산대, 포항공대, 한동대, 인제대로 7곳에 이른다.

그 다음으로 호남권이 순천대, 전남대, 전북대로 3곳이며 강원권이 강원대·강릉원주대, 한림대, 연세대 미래캠퍼스로 3곳, 충청권이 순천향대, 충북대·한국교통대로 2곳이 선정됐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