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선 칼럼] 바다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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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선 칼럼] 바다의 가능성
유일선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 입력 : 2023. 07.21(금) 10:02
  • 배진희 기자
유일선

2023년 현재 80억이 넘는 인간이 전체 지구 표면의 29%에 불과한 좁은 육지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런 밀집성과 각국의 경제성장 노력이 육지자원을 황폐화함으로써 오히려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있다.

육지의 고갈성 자원은 1980년대 이후 BRICs로 대표되는 신흥국들의 빠른 경제성장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복원가능 자원도 과도한 이용으로 생태계 자체가 심각하게 훼손됨으로써 복원불능의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지구 도처에 ‘공유지 비극’현상이 만연하고 있다. 또한 근대 이전 공유되었던 바다가 19세기 이래로 국가의 바다로 편입되면서 국가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발생할 뿐 아니라 기후변화, 환경오염, 자원고갈과 같이 인류사적 위기가 증폭되고 있다.

21세기 혁명적 기술진보에 힘입어 각국들은 ‘신해양시대’를 표명하면서 해양을 새로운 인간의 삶의 공간으로 확보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처럼 해양관련 과학기술이 빠르게 발전되면서 인간의 활동영역이 바다로 빠르게 확산되고 그와 관련된 자원배분 문제가 21세기에 핫이슈가 되고 있다. 이제 인간의 주요 생활무대인 육지를 바탕으로 한 사고방식으로 이런 문제를 접근하기에 한계에 봉착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인간이 해양을 이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해양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전통적인 공간’은 해양의 연안영역과 해상영역이었다. 연안영역은 육지와 해양의 공유지역으로서, 조선 및 해양플랜트 등 해양관련 제조업의 생산기지로서, 항만 및 해운 및 물류의 전초기지로서, 그리고 갯벌 및 양식업 등 해양생태계의 보존을 통한 해양식품 획득기지로서, 해양관광산업을 통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해상영역은 해운 및 물류서비스을 창출하는 ‘교역의 바다’로서, 어류 등 수자원 채취 공간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였다.

해중영역과 해저영역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국가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분까지 인간의 활동무대를 좀 더 과감하게 해양으로 연장하면서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과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국들이 미래의 이니셔티브를 잡기 위해 연구개발에 집중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중영역은 수많은 종류의 해양생물이 생존하고 있고 육지에서 발견할 수 없는 다양한 광물질과 화학적 성분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이들 국가들은 이러한 해양생물과 광물 등을 활용하여 해양식품, 해양바이오 및 해양섬유 등을 생산하는 새로운 산업화로 나아가고 있다.

해저영역은 열수광상 등을 포함한 해저 자체에서 채취할 수 있는 다양한 광물질과 석유 및 메탄 하이드레이트와 같은 신에너지 개발사업으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처럼 해양은 육지의 삶의 공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부각되면서 모든 국가들과 연구자들은 해양을 자원배분 차원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새로운 삶의 공간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해양이 인간의 삶의 공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면서 해양을 둘러싼 국가 간 갈등과 지구적 위기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이유를 다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해양은 새로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재화, 서비스와 에너지 등을 새롭게 제공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이런 가능성을 보고 선진국들과 신흥국들은 해양관련 기술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국가 간 경쟁과 갈등은 불가피하다.

둘째 해양환경에 관한 부분이다. 인간은 자신의 삶을 위한 경제성장의 대가로 육지, 해양과 대기 등 모든 자연에서 자연복원력을 훼손할 정도로 심각한 생태계의 파괴를 초래하였다. 특히 지구온난화와 기후 이상변화 등은 이런 환경파괴의 결과라고 과학자들은 보고하고 있다.

자연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해양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해양관련 과학적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도 이러한 경쟁과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해양자원이용 문제, 해양환경 문제와 해양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속적인 학문적 기반 조성과 정책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