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식 칼럼] 미래 세대를 위한 순환경제로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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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식 칼럼] 미래 세대를 위한 순환경제로의 전환
  • 입력 : 2022. 09.26(월) 17:21
  • 배진희 기자
박기식 회장
매년 약 1,2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가고 있으며, 이러한 플라스틱이 모여 엄청난 크기의 쓰레기섬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의 보도에 따르면 북태평양 어느 쓰레기섬의 크기는 무려 대한민국의 약 15배(155만㎢)에 달한다고 한다. 2017년 환경단체는 쓰레기섬을 국가로 인정해달라고 UN에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미국의 전직 부통령 앨 고어는 이 섬의 1호 국민이 되었고, 이외에도 각국에서 20만명의 국민이 모였다. 국가의 명칭은 ‘쓰레기 섬(The Trash Isle)’, 화폐의 단위는 쓰레기 잔해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인 ‘더브리(debris)’, 화폐에는 플라스틱으로 고통받는 바다생물들의 모습들이 담겨져 있으며, 여권에는 ‘바다는 우리를 필요로 한다’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지구촌에 함께 살고 있는 우리는 이러한 사태를 그냥 바라보고만 있어도 될 것인가?

2006년부터 시작된‘세계 위험 보고서’에서 2020년도에는 처음으로 환경 문제들이 Top 5를 독차지 하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전 인류가 직면한 환경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최근에 순환경제의 개념이 급부상하고 있다. 새로운 경제시스템인 순환경제 구현을 위해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기존 경제 틀에서 벗어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는 생산-소비-폐기의 선형적 흐름이 아니라, 경제계에 투입된 물질이 폐기되지 않고 유용한 자원으로 반복 사용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자원을 채굴한 후 사용하고 버리는 경제를 선형경제라고 한다면, 현재의 시스템은 재활용은 하지만 몇 번의 재활용 후 자원을 폐기하는 재활용경제(Recycling Economy)로, 이러한 재활용경제는 여전히 선형경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단계이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하는 순환경제는 신규로 투입되는 천연자원의 양과 폐기되는 물질의 양이 최소화되고, 경제계 내에서 순환되는 물질의 양이 극대화된 경제체계를 말한다.

선형경제 vs. 순환경제 <자료출처: PwC>


그러면, 좀더 구체적으로 이와 같은 순환경제로의 전환이 왜 요구되고 있는가? 현재 전세계 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각종 자원의 양은 지구가 생산해 낼 수 있는 양을 이미 초과한 수준이다. 국제환경단체인 지구생태발자국 네트워크(GFN)에 따르면 현재 수준의 자원소비량을 유지하려면 지구가 1.7개 있어야 하며, 이러한 추세가 유지된다면 2050년에는 지구 3개가 필요하다. 자원 남용과 과잉 소비에 기반한 현재의 경제 시스템은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는 기후 변화로도 귀결되어 복합적으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전문가들의 분석정보에 따르면, 시장규모와 성장성을 모두 고려해 볼 때, 페플라스틱, 페배터리(특히. 사용 후 이차전지) 등이 매우 심각한 자원 및 환경 문제를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즉, 이들 페플라스틱과 페배터리 분야는 향후 순환경제를 도입해야 할 핵심 분야라고 할 수 있는바, 본 고에서는 이를 중심으로 좀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1846년 처음 발명된 플라스틱은 1930년 이후 인류 생활에 급속히 파고들었다. 유럽 플라스틱 산업협회인 플라스틱스 유럽(Plastics Europe)에 따르면, 2020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3억 6,700만 톤에 달하며, 이러한 추세라면 플라스틱 생산량이 2015년 대비 2030~2035년에는 2배, 2050년에는 3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미생물이 분해할 수 없는 화학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연 분해 기간이 무려 500년 이상이나 걸린다. 이러한 플라스틱은 각종 생물의 몸속으로 들어가 최종적으로는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의 신체에 미세플라스틱 형태로 재축적되며, 생태계뿐 아니라 인간 생존에도 심각한 위험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다른 한편, 이차전지는 친환경화라는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 지속가능성장의 핵심수단으로, 시장조사기관인 IHS Markit은 2025년에는 이차전지가 메모리반도체보다 더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차전지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폐배터리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바, 전기차 배터리 등의 수명을 고려하면 2025년 이후 폐배터리 처리가 매우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예측된다. 자동차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 및 가전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흔히 폐배터리라 부르는 사용 후 배터리 배출량의 급속한 증가가 예상되므로, 이에 대비한 순환경제 생태계의 구축 또한 매우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과 소비 풍조는 지구촌의 자원고갈, 환경오염, 폐기물발생 및 지구온난화 문제를 야기시켰는바, 이는 제품의 제조-사용-폐기를 반복하는 선형경제에 기인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할 대안은 자원이용 효율성 향상을 넘어서, 궁극적으로는 폐기물 발생 제로화를 추구하는 순환경제로 경제 전반의 메커니즘을 변경하는 것이다. 다행히도 최근 진정한 의미의 순환경제를 추구하는 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이나 페배터리의 재활용 및 재사용을 위한 통합적 노력들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제 순환경제로의 전환은 생산과 소비를 포함한 생활방식 전반의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 할 수 있으며, 전 인류가 다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가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미래 세대들에게 건강한 지구촌을 물려 주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음을 잠시라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nergy&AI혁신성장협의회 회장
과기정통부 정보응용기술심의회 회장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