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로 여는 아침] 홍시 - 이기종 |2022. 12.01

누구의 침범도 허락하지 않겠노라 단단한 육질로 지켜왔던 젊은 시절 이제 알겠네 익어간다는 건 지키는 게 아니라 내주는 것임을 -이기종 ♤ 시작 노트 허약한 내면을 들키지 않으려 이중 삼중으로 보호막을 치고 필요 이상으로 까칠했던 젊은 시절 단단한 껍질과 과육, 떫은 맛으로 …

[디카시로 여는 아침] 안전한 거리 – 손덕순 |2022. 11.29

딱 이 정도면 되겠지 내가 손을 뻗으면 너에게 닿을 수 있는 거리 - 노을 손덕순 ♤시작 노트 이태원 참사를 보면서 사람과 사람사이의 물리적 거리가 주는 위태로움과 사람과 사람사이의 친밀함에 대한 중의적인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너무 가까이도 너무 멀지도 않은 거리가 지탱…

[디카시로 여는 아침] 한결같은 대지 - 김형순 |2022. 11.24

유유히 흐르는 물 살랑살랑 서로 만져주며 속삭이는 노랑 들판 두 팔 벌려 포근히 안은 어머니의 전언 _김형순 ♤시작노트 높이 올라 바라보는 황금 들판 영글어간다 흐르는 물과 바람과 풍경은 상상에 나래 속 풍요로움 그림 같은 날 오래전에 어머니의 젖가슴 만져본 듯 포근하다…

[디카시로 여는 아침] 애타는 마음 - 이도영 |2022. 11.22

곱게 단장 하고 기다려도 님은 어디쯤에 소나무 그늘 아래 했던 약속 잊으셨는지 오늘도 님은 소식이 없네 - 이도영 ♤시작노트 달리도. 섬 소나무 그늘 아래 계절도 잊은 채 화려하게 피어있는 넝쿨장미 한그루 바다를 향해 피어있는 생생함이 마치 님이라도 그리듯 수줍게 피…

[디카시로 여는 아침] 외간 여자 - 오소후 |2022. 11.17

가을 끝 산골에 사는 여자를 꼬여 도시로 가자고 조르는 외간 남자 저기 저 햇대롱 파사히 빛나는 호수 그런 거울 한 점 사주면 따라나서겠노라는 외간여자 골 깊은 여자 _ 오소후 ♤시작노트 날이 좋다. 입동이 방금 지나갔다. 무언가 설렌다. 11월 탓이다. 나란히 팽팽히 서있 는 …

[디카시로 여는 아침] 이별의 미학- 강만 |2022. 11.15

마침내 그의 생이 꽃보다 아름다운 절정에 이르렀을 때 그는 미련 없이 목숨을 내려놓는다. ㅡ강만 ♤시작노트 사람은 한결같이 나이들어 늙으면 추해지는데, 나무 중에는 나이가 들수록 꽃보다 아름다워지다가 절정에 이르러 고요히 지는 모습이 한없이 부럽습니다 나의 …

[디카시로 여는 아침] 우리의 사랑 - 서복현 |2022. 11.10

은하철도 몸을 싣고 살며시 건넌다 낮은 곳에서 못다 한 사랑 높은 곳에서 사랑한다 아무도 모르게 _ 서 복 현 ♤시작 노트 푸른 하늘에 하얀 철교가 놓여있다 교통혼잡 없이 마음대로 만난다 눈치 볼 것 없이 우리는 만난다 그래서 행복하다 [무등디카시촌 제공] …

[디카시로 여는 아침] 금슬 좋은 夫婦(부부) - 김태은 |2022. 11.08

따사로운 가을볕에 나란히 누워 무슨 얘기 속삭일까? 거기 말고 좀 더 위 박박 긁어 응, 거기 당신 손이 최고네 -김태은 ♤시작 노트 서로 눈에 콩깍지 끼어 부부의 연으로 살아온 세월 사랑이라는 끈을 잡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부대끼며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자식 키워 둥지…

[디카시로 여는 아침] ​ 그녀의 옷방 – 조필 |2022. 11.05

​ 당신의 몸은 안녕하신가요? 쉼표 있는 생을 그리워하시더니 때깔 나는 고운 옷 맘놓고 갈아입고 계시는지요? ​ 그 집에 다녀와야겠습니다. ​ _ 조필 ♤시작노트 누구든 그리움 없는 사람 있겠는가 담아두고 표현하지 않는 것일뿐 그리움이 남아있는 건 숨 쉬는 …

[디카시로 여는 아침] 본향 가는 길 - 김혜숙 |2022. 11.03

뻐꾸기 소리 곱다시며 귀 맑게 살아오신 두 분 돌아 가시는 길 마저 사과꽃 향기처럼 향그러워 _ 김혜숙 ♤시작노트 나이가 깊어지니 손을 꼭 잡고 서로 의지하며 산책을 하시는 노부부가 가슴이 뜨거워지도록 아름답게 보입니다 우리의 살과 피를 다 주어 키운 자녀는 그들의 삶이…

[디카시로 여는 아침] 그리움 - 김방순 |2022. 11.01

곱다 나무의 두근거림에 시선을 멈추지 못했다 불꽃처럼 타오른 공작의 몸짓에 마음을 들켜버렸다 -김방순 ♤시작노트 이 가을 산 위 공작단풍이 사람들을 유혹하고 산은 나에게 산길을 걸으라고 한다 걷고 걸으며 꽃같이 붉은 마음 내 안에 가득 담는다 [무등디카시촌 제공…

[디카시로 여는 아침] 명작 - 이도영 |2022. 10.27

몇 날 몇 밤 그림을 그렸다 세상에 없는 단 하나 애벌레의 작품이 탄생하였다 이도영 ♤시작노트 애벌레의 감성이 상당한 수준이다 밤이 새도록 조금씩 조금씩 갉아내어 완성된 작품! 발길을 멈추지 않을 수 없다. [무등디카시촌 제공] [이도영 이력] -무등디카시촌 회원…

[디카시로 여는 아침] 다홍빛에 물들다 - 조형연 |2022. 10.25

볼 익은 마음 숨기려 물속으로 뛰어들어도 뜨거운 열정 가라앉지 않는다 _ 조형연 ♤시작노트 깊어가는 가을 붉은 마음 단풍은 찬물에 들어가도 여전히 붉다 숨기지 못하는 연심 [조형연 이력] -무등디카시촌 회원 - 시 낭송가 -광주 동구 복지관 시 낭송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가을 단상 - 신옥비 |2022. 10.20

너 떠난 빈자리 가을이 와 앉는다 뒷모습의 쓸쓸함 바다처럼 깊다. _ 신옥비 ♤시작노트 가을이다 해마다 찾아오는 가을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쓸쓸함은 더해만 간다 아무도 없는 빈자리 가을이 와 앉아 있다 와락 안긴다. [무등디카시촌 제공] [신옥비 이력]…

[디카시로 여는 아침] 여명 - 김 용 |2022. 10.18

들판이 찬란하다 새벽이 황홀해지는가 우주는 저리 신비하구나 삶은 이리 아름다운 것을 _ 김 용金容 ♤시작노트 여명이 트는 들판의 새벽 판타스틱한 아름다움을 만나 고맙기만 했다 우주의 조화는 알 수 없는 것을 이리 열정으로 살아야 싶다 [무등디카시촌 제공] [김…

[디카시로 여는 아침] 해에게서 소년에게 - 김효비아 |2022. 10.13

소년은 해를 굴리는 연습을 했다 굴렁쇠를 따라가면 노을을 건질 것 같았다 그러나 자주 한 쪽발이 진흙탕에 빠졌다 찬란한 것들은 바퀴 사이로 빠져나가고 나는 늦게서야 굴렁쇠 굴리기를 배우고 있다 ♤시작노트 *해에게서 소년에게 미지의 바다를 향한 소년의 끝없는 열망을 상징…

[디카시로 여는 아침] 도림 마을 경노당 - 권준영 |2022. 10.11

느티나무 할아버지 틀니 하던 날 뭉게뭉게 흰 구름 피어나네요 매미 울고 석류 웃고 앞니 빠진 영이 할매 곰방대에도 뻐끔뻐끔 구름꽃 피어나네요 - 권준영 ♤시작노트 길을 지나다가 우연히 마주친 풍경에 반해 마을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마을 경로당 모퉁이에 우뚝 선 느티나무…

[디카시로 여는 아침] 예술인의 창작 - 김형순 |2022. 10.06

달달하게 별별 작전들 다 모였다 모퉁이 지나고 중앙을 지나고 모두 일등을 하고 싶은 날 _김형순 ♤ 시작노트 어린 시절 추억놀이 역사가 기록돼야 현재가 있다는 오늘도 충장로에 모여 앉은 게임 누구나 좋아하는 별 따기 추억 욕망을 위하여 콕콕 단맛 보다가 어느새 녹아…

[디카시로 여는 아침] 산월 - 임린 |2022. 10.04

가을은 산달이다. 산아 제한이 없다. 단풍은 색종이를 날리고 나눔과 베풂의 축제가 막을 내리면 하얀 묵언에 잠긴다. 전생에 돼지였던 모과가 얼굴을 내민다. _ 임린 ♤시작노트 화순 어느 유적지 산마당에 주먹이 떨어졌다 돼지 닮은 놈, 토끼 닮은 놈, 축생으로 환속한 것들이 못…

[디카시로 여는 아침] 천기통(遷氣痛) - 홍영숙 |2022. 09.29

새끼들 아플까 봐 대신 가슴 뜯긴 시간 차라리 내가 아프고 만다 아직도 뼈마디는 그대로 남은 부분은 여유만만하다 _ 홍영숙 ♤시작노트 자식이 아플 때 부모의 심정은 대신 내가 아프고 말겠다는 마음일 것입니다 숲길을 걷다가 유난히 벌레 먹은 구멍 숭숭 뚫린 나뭇잎을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