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태도에 자생하는 병풀

추가적 병풀 자생지 확인·유전 다양성 확보 필요 시급


[프레스존=배진희 기자] 암태도, 추자도 등 전남 6개 섬 지역에서 채집한 병풀(Centella asiatica (L.) Urb.)의 유전 다양성이 매우 낮음을 확인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관장 류태철)은 “앞으로 병풀 자생지의 추가 발굴을 통해 병풀의 유전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연구 결과를 6일 밝혔다.

병풀은 미나리과(Apiaceae)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덩굴이나 뿌리가 땅 위로 길게 뻗으며 자라는 포복성 식물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를 비롯 경상남도, 전라남도의 남부지역에 분포한다.

‘병을 치료하는 식물’이라는 의미의 병풀은 예로부터 피부 상처나 만성 궤양 등의 치료에 사용해 왔다.

하지만, 유효성분명인 ‘마데카소사이드’를 딴 상처치료제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제약회사는 소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국내 자생생물의 산업 원료화 기반 마련을 위해 전남에 속한 섬인 고금도, 상조도, 하조도, 암태도, 압해도, 추자도에서 병풀 자생지를 확인하고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을 활용해 유전 다양성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6개 섬의 병풀 집단은 두 개의 유전형을 가지고 있었고 두 유전형이 지역과 관계없이 섞여 있고, 지역 간 유전적 차이는 0.5% 수준으로 매우 낮은 것을 확인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인도, 서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등 열대나 아열대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병풀이 국내에 처음 들어온 후, 겨울 추위에 견뎌낸 개체들이 비교적 따뜻한 서·남해안 일부 섬에 적응하고 번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출판하는 전문 학술지 Plant Genetic Resources에 게재했다.

유강열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연구본부장은 “국내 자생생물의 보존과 산업적 이용을 위해 유전 다양성 평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이번처럼 다양성이 낮은 자생생물의 경우 유전 다양성 확보를 위한 국내 자생지의 추가 발굴을 통해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