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인 / 삼성한의원 원장

품천

茶泉
다천

차샘.

혜심(慧諶, 1178 ~ 1234)

松根去古蘇
송근거고소

묵은 이끼 속
솔뿌리 뻗고

石眼迸靈泉
석안병영천

돌구멍엔 영험한
샘물이 솟네.

快便不易得
쾌변불이득

호쾌한 방편
얻기 힘들어

親提趙老禪
친제조로선

조주의 선을
몸소 잡아보노라.


迸 : 솟아날 병
趙老禪 : 당나라 선승 조주선사가 진리를 묻는 제자들에게 “ 차나 한 잔 마시고 가시게나.(喫茶去)” 하고 말한 것.
이 글에서는 다른 방편으로 깨달음을 얻기 힘들어 영험한 물로 몸소 차를 달여 마신다는 의미.

출전 : 『무의자 시집』 권 하

[감상평]

혜심(慧諶, 1178 ~ 1234)

혜심은 지눌의 뒤를 이어 수선사 제2세로서 간화선을 크게 떨쳤다.
간화선은 화두를 근거로 공부하는 선풍을 말하는데, 중국 당나라 말에 시작되어 우리나라에는 지눌에 의해 처음 전해졌다.
1201년 사마시에 합격하여 태학에 들어갔으나 어머니의 병환으로 고향에 돌아가 불경을 공부했다.
다음해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조계산 수선사의 지눌 밑으로 들어갔다.
1210년 지눌이 입적하자 조계종의 2세가 되었다. 1213년 선사를 제수받고 1216년에 대선사로 올려졌다.
1220년 단속사의 주지로 부임했다.
1234년 문인인 마곡에게 “이 늙은이가 오늘은 너무 바쁘다”라고 말하고 가부좌한 채 입적했다.
저서로 〈선문염송집〉, 〈심요〉, 〈금강경찬〉, 〈선문강요〉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