在社村夜坐
재사촌야좌

사촌에서 밤중에 앉아

- 이광려(李匡呂, 1720 ~ 1783)

山寒人跡斷朝曛
산한인적단조훈

산 차가워
종일 인적 끊기고

晝靜空齋松半雲
주정공재송반운

대낮 텅빈 집
솔은 반쯤 구름에 잠겨

偏喜此中聞啄木
편희차중문탁목

딱따구리 쪼는 소리
그것 참 반갑구나.

屢回淸坐罷看文
누회청좌파간문

보던 글 밀쳐두고
몇 번이나 다시 듣네.

[촌평]

* 朝曛(조훈) : 아침부터 저녁까지.
曛 : 석양빛 훈.
* 啄木(탁목) : 딱따구리.

고요한 산골 집.
혼자 책 읽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딱따구리 나무 쪼는 소리.
보던 책도 밀쳐두고
몇 번이고 다시 듣네.

이광려(李匡呂, 1720 ~ 1783)
이광려(李匡呂, 1720년 ~ 1783년)는 조선 영조 때의 학자.
자는 성재(聖載), 호는 월암(月巖) 혹은 칠탄(七灘), 본관은 전주다.
이광려의 집안은 소론계(少論系)의 명문으로서 다수의 학자문인을 배출해낸 명문가.
육진팔광의 한사람으로, 학문과 문장에 뛰어났다.
어려서 이광사에게 수학하였고 1741년(영조 17) 식년 진사시에서 장원을 차지하였다.
두 번이나 내려진 능참봉직을 마다 하고 관로(官路)를 스스로 떠나 학문에만 몰두했다.
또한 공은 일본과 활발한 교류를 하던 당시의 시대 흐름 속에서
일찍부터 책을 통하여 고구마 재배에 열성이었다고 《군방보(群芳譜)》에 기록되어 있다.
통신사 조엄이 쓰시마섬에서 가지고 온 고구마를 당시 동래 부사로 있던 강필리에게 자극을 주어,
고구마 재배에 성공하게 한 것이다.
영조 31(1755)년 그의 집안이 을해옥사(乙亥獄事)에 연좌된 후
평생을 포의의 신분으로 학문과 시문창작에 몰두하다
정조 7(1783)년 한성 서문(西門) 평동(平洞) 집에서 세상을 떠났다.

나웅인 삼성한의원 원장 / 광주광역시 남구 봉선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