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曺雲佰
방조운백

조준룡(운백)의 집을 찾아가서

- 박순(朴淳, 1523 ~ 1589)

醉睡仙家覺後疑
취수선가각후의

선가(仙家)에 취해서 자
술 깨니 여기 어디?

白雲平壑月沈時
백운평학월침시

골 가득 흰 구름
달은 이미 져.

翛然獨出脩林外
소연독출수림외

서둘러 숲 밖으로
홀로 걸어 나오니

石逕笻音宿鳥知
석경공음숙조지

돌길 지팡이 소리
자던 새 놀라 깨네.

[촌평]

翛 : 날개 찢어질 소, 빠른 모양.
* 翛然(소연) : 재빨리, 서두르는 모양.
脩 : 포(脯)수, 닦을 수

산 속 친구 집에 갔다.
술에 취해 나도 몰래 잠들었다. 술 깨어 일어나니 달도 이미 져버린 새벽녘.
잠든 친구 안 깨우려 가만히 집을 나서는 모습을 읊은 詩.

朴淳(1523~1589)
조선중기 서경덕의 문인. 사마시에 합격 후 정시 문과에 장원급제.
이조 예조판서,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 등을 역임.
은퇴 후 영평 백운산에 은거. 字 和叔, 號 思菴. 저서 '사암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