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谷書坐
대곡서좌

대곡에 앉아서 쓰다.

성운(成運, 1497 ~ 1579)

夏日成帷晝日昏
하일성유주일혼

여름 해 그늘져
대낮에도 어둡고

水聲禽語靜中喧
수성금어정중훤

물소리 새소리
적막 속 요란하네.

已知路絶無人到
이지로절무인도

길 끊겨 아무도
안 올 줄 알면서도

猶倩山雲鎖洞門
유천산운쇄동문

산 구름에 부탁해
동문을 막았다오.

[촌평]

帷 : 장막 유
倩 : 예쁠 천, 사위, 빌다, 청하다.

속리산에 은거하며 지은 詩.
나는 그냥 이곳이 좋다.
시끄러운 속세 보다는...

성운(成運, 1497 ~ 1579)
본관은 창녕(昌寧). 자는 건숙(健叔), 호는 대곡(大谷).
선공감부정(繕工監副正) 성세준(成世俊)의 아들이며, 어머니는 비안박씨(比安朴氏)로 사간 박효원의 딸.
1531년(중종 26) 진사에 합격, 1545년(명종 즉위년) 성운의 형이 을사사화로 화를 입자 보은 속리산에 은거.
시문에 능하였으며 은둔과 불교적 취향을 드러낸 시를 많이 남기고 있다.
서경덕(徐敬德)·조식(曺植)·이지함(李之菡) 등과 교유하며 학문에 정진하였다.
성운이 죽자 선조가 제문을 내려 애도하였으며, 뒤에 승지에 추증되었다. 저서로는 『대곡집(大谷集)』 3권 1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