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단] 반도체에 자리 내준 '이전 부지'…광주 마륵동 탄약고 어디로? 군 공항 내 탄약고 이전 예정지, 반도체 팹 우선 활용 방침 배병화 기자 news@presszon.kr |
| 2026년 08월 12일(수) 12: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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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3,262억 원 중 2,681억 원 이미 투입…이전 예정지는 반도체 팹 부지로 급선회
정부, 군공항 250만 평 국가산단 추진…2028년 하반기 군 기능 이전·분산 목표
마륵동 한시 존치·타 기지 분산·새 군공항 직행 등 대체 이전책 마련 불가피
[프레스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안에 터 잡은 광주 군공항 부지가 대규모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전환되면서 20년 넘게 추진해온 서구 마륵동 탄약고 이전사업이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마륵동 탄약고를 옮기기 위해 광주 군공항 내부에 이미 확보·정비해온 이전 예정지가 반도체 팹(Fab) 조기 착공 부지로 사실상 용도가 바뀌면서다.
특히 정부가 군 공항 내 군 시설 이전과 임시 분산 배치를 오는 2028년 하반기까지 마무리하고, 탄약고 이전 예정지부터 조기에 정비해 반도체 생산시설 착공을 앞당기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기존 탄약고 이전 계획은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문제는 광주 군 공항의 반도체 산단 전환은 속도를 내는 반면, 기존 마륵동 탄약고를 언제 어디로 옮길 지에 대한 구체적인 후속 로드맵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왜 꼬였나…20년 추진한 탄약고 이전지가 반도체 팹으로
당초 계획은 비교적 명확했다.
현재 광주 서구 마륵동에 자리한 약 11만 평 규모 탄약고를 광주 군 공항 내부 서창동·신촌동 일원 약 24만평 규모 부지로 옮기고, 장차 광주 군 공항이 전남지역 새 군 공항으로 완전히 이전하면 탄약고도 다시 새 공항으로 옮기는 방식이었다.
즉, 마륵동 현 탄약고 약 11만평→ 광주 군공항 내 서창동·신촌동 약 24만평→ 새 군공항으로 최종 이전이라는 2단계 이전 구상이었다.
국방부는 이 사업을 지난 2005년 승인했다. 총 사업비는 3,262억 원으로, 2023년까지 토지 보상과 공사 등에 약 2,681억 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상당한 예산을 들여 군 공항 내부 이전을 준비해 온 셈이다.
그러나 정부가 광주 군 공항 일대 약 250만 평을 호남권 반도체 국가산단 후보지로 정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기존 탄약고 이전 예정지 24만 평은 군 공항 전체 부지 가운데 상대적으로 토지 확보와 기반 정비가 상당 부분 진행돼 있어 반도체 기업이 가장 먼저 공장 건설에 나설 수 있는 부지로 주목 받게 됐다.
‘탄약고를 옮기기 위해 확보한 땅’이 ‘반도체 팹을 가장 먼저 지을 수 있는 땅’으로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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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2028년 하반기 군 기능 이전·분산”…팹 착공 속도전
정부도 반도체 투자 일정에 맞춰 군공항 부지 활용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는 지난 10일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통해 광주기지 군 시설의 이전과 다른 군 공항으로의 임시 분산 배치를 2028년 하반기까지 추진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기존 탄약고 이전 예정부지는 조기에 정비해 기업의 투자 결정에 따라 반도체 팹을 최대한 빨리 착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전력 역시 2028년 말부터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일정이 제시됐다.
군 공항 전체 이전을 기다리지 않고 활용 가능한 부지부터 산업용지로 전환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탄약고 이전 예정지를 당초 계획대로 탄약시설로 활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 공항은 비우는데 마륵동 탄약고는 남나
새로운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마륵동 탄약고는 광주 군 공항 본체와 떨어져 있는 별도 군사시설이다. 군 공항 기능이 다른 지역으로 분산되더라도 탄약고가 자동으로 폐쇄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마륵동 탄약고가 들어갈 예정이던 군 공항 내부 24만 평을 반도체 팹 부지로 사용할 경우 새로운 대체 이전지가 필요하다.
별도의 후속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광주 군 공항의 주요 기능은 2028년 하반기까지 빠져나가는데 정작 마륵동 탄약고만 현 위치에 남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오랜 기간 탄약고 이전을 요구해온 지역 주민들에게 또 다른 논란이 될 수 있다.
마륵동 일대는 탄약고와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인해 건축과 개발 등에 상당한 제약을 받아왔다. 탄약고 이전이 늦어질수록 주민 재산권과 도시개발 문제 역시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선택지는 3가지…한시 존치냐, 분산배치냐
현재 현실적으로 거론될 수 있는 방안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새 군 공항 이전지가 확정될 때까지 마륵동 탄약고를 현 위치에 한시적으로 존치하는 방안이다.
추가적인 임시 시설 건설비를 줄일 수 있고 군 작전 측면에서도 가장 간단하지만, 주민들이 요구해온 탄약고 이전과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가 다시 상당 기간 늦춰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두 번째는 광주 군 공항 기능의 임시 이전과 연계해 탄약을 다른 군 기지에 분산 배치하는 방안이다.
정부가 군 공항 주요 기능을 다른 공군 기지로 임시 분산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만큼 탄약 저장 기능 역시 함께 재배치 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마륵동 탄약고를 조기에 폐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 군 기지에 추가 탄약 저장 시설을 확보해야 하고 탄약 수송과 안전 거리, 작전 체계 등을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
세 번째는 새 군 공항 이전지가 확정되는 즉시 탄약고 시설부터 우선 조성해 마륵동에서 새 군 공항으로 곧바로 이전하는 방안이다.
당초처럼 군 공항 내부로 한 차례 옮긴 뒤 다시 새 공항으로 이전하는 ‘이중 이전’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근본적인 해법으로 꼽힌다.
다만 새 군 공항 입지 확정과 부지 조성에 시간이 걸릴 경우 마륵동 탄약고 존치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임시 분산→새 군공항 1회 이전’ 절충안 주목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마륵동 탄약고 이전을 동시에 해결하려면 군 공항 이전 정책과 탄약고 이전 사업을 하나의 패키지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현실적인 절충안으로는 광주 군 공항 기능을 다른 군 기지로 임시 분산하는 과정에서 마륵동 탄약도 최소한의 범위에서 함께 분산 배치하고, 새 군 공항 부지가 확정되면 그곳에 영구 탄약 시설을 우선 건설해 최종 이전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마륵동 탄약고 → 타 군기지 임시 분산 → 새 군 공항으로 한 차례 영구 이전 구조다.
이 방식이면 이미 막대한 사업비가 들어간 기존 군 공항 내 탄약고 이전 예정지를 반도체 팹 부지로 즉시 활용하면서도 마륵동 탄약고의 장기 존치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새 군 공항으로 최종 이전할 때까지 별도의 대규모 임시 탄약고를 새로 짓는 대신 기존 군 시설을 활용한다면 중복 투자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다만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국방부와 공군의 작전성·안전성 검토가 핵심 변수다. 탄약 시설은 일반 군사 시설과 달리 안전 거리와 보안 시설, 수송 체계 등에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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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1억 원 투입된 기존 사업 정산도 과제
기존 사업에 이미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는 점도 풀어야 할 문제다.
총 사업비 3,262억원 가운데 2023년까지 약 2,681억 원이 토지 보상과 공사 등에 투입된 만큼 기존 사업을 변경할 경우 지금까지 조성된 시설과 부지를 어떤 방식으로 반도체 산단에 넘기고 사업비를 어떻게 정산할지도 검토해야 한다.
반도체 팹 부지 전환 과정에서 기존 군사 시설 사업에 투입된 국비와 토지, 시설물 등의 처리 방식이 향후 정부 부처 간 협의 과정의 또 다른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미 확보·정비된 부지를 반도체 산단 선도 부지로 활용할 경우 장기간에 걸친 신규 부지 확보와 보상 절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 차원의 경제성도 함께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핵심은 ‘마륵동 탄약고 이전 시한’ 명문화
결국 앞으로의 핵심은 마륵동 탄약고의 구체적인 이전 시점을 정부 계획에 명문화하는 데 있다.
광주 군 공항을 2028년 하반기까지 단계적으로 비우고 반도체 팹을 조기에 착공하면서도 마륵동 탄약고에 대해서는 별도 일정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군 공항 이전과 반도체 산단 조성의 성과가 도심 군사 시설 문제 해결로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앞으로 마륵동 탄약고 폐쇄 목표 시점, 임시 분산 배치 여부, 새 군 공항 내 영구 탄약 시설 우선 건설, 기존 사업비 정산,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일정을 포함한 별도의 로드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 동안 20년 넘게 추진해온 탄약고 이전 계획이 반도체 국가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변수를 만난 가운데, 정부가 반도체 투자 속도와 주민 숙원 해결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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