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선 칼럼] 해양기업의 ESG 경영전략은?

국립한국해양대학교 명예교수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4년 08월 22일(목) 14:31
ESG 경영은 친환경(Environmental),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기업가치 기준으로 지속가능성 평가를 위해 ESG 정보공시 의무화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행을 전제로 한다. 왜 이런 경영방식이 확산되고 있을까? 18세기 이후 산업혁명을 통해 자본주의를 발전시켜 온 서구사회에 주식회사라는 법인기업이 보편화되면서 소유, 경영, 책임이 분리되는 새로운 현상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때 사회에 기업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제기되었고, 현대 기업경영의 기반이 된 두 이론이 등장한다. 하나는 기업을 주인인 주주가 구성원과 상호이익추구를 위해 체결한 자율계약의 집합체로 정의한다(집단계약론). 경영자는 주주의 대리인으로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이윤극대화를 추구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진다. 기업은 구성원의 사적 자치영역이므로 국가의 규제나 개입이 최소화되는 주주자본주의의 근간이 되었다. 다른 하나는 기업을 개인(시민)처럼 사회에 존재하는 독립된 개체로 정의한다(실재론). 개인이 시민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가지듯이, 경영자는 기업의 대리인으로 공익을 위해 이윤을 제약할 수 있다. 기업은 주주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고객, 노동자, 투자자, 공급사, 지역사회 등)를 위해 지속가능한 가치창출을 지향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근간이 되었다. 이 두 이론은 서로 경쟁하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진화하면서 각국 기업경영의 기반을 제공하였다.

1980년대 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윤극대화임을 천명한 신자유주의는 세계화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정책권고에 대한 이론적 틀을 제공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주주자본주의의 기업경영 흐름을 주도하였다. 그러나 미국 금융기업의 무책임한 경영이 세계화의 네트워크를 통해 국제금융위기와 범세계적인 경기침체를 초래하여, 많은 국가들이 고통을 겪었다. 또한 각국 기업은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 제공자이며 불투명하고 비윤리적인 경영방식으로 다양한 사회 문제를 초래하였다. 이에 따라 기업의 주요 이해관계자인 고객은 친환경 상품와 윤리적 경영을 요구하고, 정부는 생산망 관리 책임과 규제를 강화하고, 투자자는 ESG기준으로 투자여부를 결정하였다. 또한 2024년부터 EU와 미국 중심의 주요국 규제기관은 표준공시기준을 마련하면서 ESG 정보공시를 법제화하고 있다. 이제 기업은 이윤극대화에 바탕을 둔 기존 재무적 성과 중심의 경영활동에서 벗어나 비재무적 가치를 포함한 ESG경영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적극적으로 모색함으로써 기업경영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2021년을 ESG 경영 확산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본격적으로 ESG 정책 수립에 나섰다. 기획재정부가 중심이 되어 관계부처 합동으로 ‘ESG 인프라 확충 방안’을 공식 발표하였다. 대상은 국내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공공기관이며, ① ESG 경영 확산, ② ESG 투자 활성화, ③ ESG 정보 플랫폼 및 통계 구축 등에 초점을 두고 2022년부터 컨설팅과 금융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금융위원회는 2025년 상장 대기업부터 도입할 예정이었던 ESG 공시 의무화를 2026년 이후로 모든 상장기업에 대해 ESG 정보공시를 의무화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해양수산개발원(KMI) 보고서(기본 2023-19)에 의하면 한국 주요기업은 ESG 중에서도 환경분야를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그 중 탄소배출량 감축, 신재생에너지 활용, 친환경 기술개발 등에 지속적인 투자계획을 가지고 있다. 반면 해양환경 분야에서는 해양환경 및 해양생태계 보호 확대, 구체적으로 해양생물종 보호와 해양생물다양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였다. 그러나 해양환경 ESG경영은 HMM과 대한해운 등 일부 대기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정도이다. ESG관련 전문가들이 해양기업이 해양환경 분야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가 물음에 11%만 동의할 정도로 사회적 확산은 미미한 수준이다. 해외 해양기업은 주로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등에 대규모 투자를 하여 고도화된 방식으로 해양환경분야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해양기업은 해양오염, 탄소배출과 에너지 소비 등과 같은 환경적 요소와 관련이 깊다. 지금은 해양특성에 부합한 ESG경영전략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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