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인의 한시산책] 挹茶 - 李尙迪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2023년 03월 28일(화) 09:31
나웅인 / 삼성한의원 원장
挹茶
읍다

찻물을 뜨다.

- 이상적(李尙迪, 1803 ~ 1865)

小盤挹茶水
소반읍다수

작은 사발에
찻물 따르니

千漚何蕩發
천구하탕발

수많은 거품
찻잔에 일고

圓光散如珠
원광산여주

빛나는 물방울
구슬처럼 흩어지니

一珠一尊佛
일주일존불

구슬 하나하나
한 분의 부처로다.

浮生彈指*頃
부생탄지*경

뜬구름 같은 인생
순간 지나가니

千億身恍惚
천억신황홀

천억 개의 불신
황홀하구나.

如是開手眼*
여시개수안*

이처럼 부처님의
천수천안 열리고

如是分毛髮*
여시분모발

이렇게 머리카락도
분별 된다네.

悟處齊點頭
오처제점두

깨달아 모두
머리 끄덕이고

參時同竪拂
참시동수불

참선 할 적 함께
불자를 세운다네.

誰師而誰衆
수사이수중

누가 스승이며
누가 대중인가

無我亦無物
무아역무물

나도 없고
또한 만물도 없는 것을.

茫茫恒河沙
망망항하사

끝없는 항하의
모래 같은 중생들을

普渡非喚筏
보도비환벌

모두 제도 위해
뗏목 부르지 않네.

泡花幻一噓
포화환일허

거품은 순식간의
환상이리니

空色湛片月
공색담편월

공과 색이
조각달에 잠겼구나.

三生金栗影
삼생금율영

삼생은
집착의 그림자

坐忘何兀兀
좌망하올올

좌선 삼매가 어찌
마음 집중이겠는가.

萬緣了非眞
만연료비진

모든 인연 참됨
아닌 것을 깨달아

焉喜焉足喝
언희언족갈

무엇을 기뻐하고
무엇을 말 할 건가?

經傳陸羽燈*
경전육우등

다경은 육우의
등불을 전하고

詩器玉川鉢
시기옥천발

옥천자의 주발에
시를 담는다네.


*彈指(탄지) : 손가락을 튕김. 순식간.
*手眼(수안) : 계략,
여기서는 부처님의 千手千眼(천수천안).
*毛髮(모발) : 서로 비슷한 것들
*恒河(항하) : 갠지즈강을 말함.
*三生(삼생) : 전생, 현생, 후생
*經傳陸羽燈(경전육우등) : 육우의 등불아래 경전을 보다.
즉 차를 마신다.
*詩器玉川鉢(시기옥천발) : 茶詩(차시)로 유명한 노동의 그릇에 詩를 담는다. 즉 차를 마신다.
喚 : 부를 환, 불러 일으키다.
筏 : 떼 벌, 땟목

출전 : 『은송당집(恩誦堂集)』 권 2

[감상평]

이상적(李尙迪, 1803 ~ 1865)

본관은 우봉. 자는 혜길, 호는 우선. 역관을 지낸 집안 출신.
벼슬은 온양군수를 거쳐 지중추부사에 이르렀다.
역관의 신분으로 청나라에 12번이나 다녀왔으며,
그곳 문인들과 교류하고 명성을 얻어 1847년 중국에서 시집을 펴내기도 했다.
그의 시는 섬세하고 화려하여 사대부들에게 널리 읽혔으며,
헌종도 즐겨 읽어 문집을 〈은송당집 恩誦堂集〉이라고 했다.
추사 김정희가 감사의 마음을 세한도에 그려 선물한 사람.
시 외에 골동품·서화·금석에 조예가 깊었다.
헌종 때 교정역관이 되어 〈통문관지 通文館誌〉·〈동문휘고 同文彙考〉·〈동문고략 同文考略〉을 속간했다.
저서로는 〈은송당집〉 24권, 청나라 학자들과 교류한 서신을 모아 엮은 〈해린척소 海隣尺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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